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은 경영에 복귀할 수 있을까?
장 회장은 검찰로부터 징역 8년과 추징금 5억여 원을 구형받았다.
동국제강은 3분기 영업이익 흑자를 내며 경영정상화에 기지개를 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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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
동국제강은 장 회장이 집행유예로 풀려날 것을 기대하고 있지만 상습도박 등에 대한 검찰의 처벌의지가 워낙 높아 가능성을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현용선 부장판사)는 19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장 회장에 대한 선고공판을 연다.
장 회장에 적용된 죄목은 횡령배임 외에도 재산국외도피, 상습도박, 배임수재, 외국환거래법과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이다.
검찰은 13일 열린 공판에서 장 회장이 10년 이상 조직적으로 회삿돈을 빼돌려 자금세탁을 한 뒤 원정도박을 한 점 등을 들어 징역 8년과 추징금 5억6080만원을 구형했다.
장 회장은 최후 진술에서 “과거를 돌아보고 반성을 많이 했다”면서 “기회를 주신다면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게 하겠다”고 호소했다.
장 회장은 집행유예 석방에 기대를 걸고 있으나 범행 액수가 워낙 커 일부 무죄를 인정받더라도 풀려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검찰은 지난 4월 장 회장에 대한 구속수사의지를 강하게 보였고 1심에서도 징역 8년의 중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장 회장이 장기간 조직적으로 범죄행위를 저지른 데다 회사경영과 무관한 개인범죄라는 점에서 강력한 처벌의지를 보였다.
장 회장은 2004년 회사예금을 일가 친척들의 대출담보로 사용하고 회삿돈으로 개인채무를 갚은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전력도 있다.
검찰은 장 회장이 10여 년 동안 1억 달러 상당의 베팅을 한 기록을 담은 미국 카지노 전산자료도 확보하고 이를 항소심에 제출할 것으로 전해졌다. 누적 도박액수가 1천억 원을 넘는다는 사실이 입증되면 장 회장의 감형은 더욱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동국제강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777억 원을 냈다.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1% 늘었다.
동국제강은 3분기 매출이 지난해 3분기에 비해 0.4% 줄고 당기순이익도 적자전환됐지만 영업이익이 늘었다는 데 고무돼 있다.
동국제강은 지난 8월 포항2후판 공장가동 중단 등 사업재편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건설경기 호조에 따른 컬러강판 및 봉형강 판매실적 개선 효과까지 겹쳐 올해 안에 실적개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조선, 해운뿐 아니라 철강산업에 대해서도 구조조정 의지를 내비치고 있는 만큼 동국제강도 경영정상화에 바짝 고삐를 죄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동국제강은 최근 포스코와 함께 추진해 온 브라질 제철소 합작법인 CSP의 시운전과 화입 시점도 내년 2분기로 미뤘다.
업계 관계자는 “브라질제철소는 장 회장이 10년 넘게 공을 들였던 사업이었던 만큼 동국제강으로서 오너 리스크가 뼈아플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