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곧 북한을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반 총장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만나 남북한 협력 폭을 넓힌다면 반 총장의 의사와 무관하게 차기 대권후보로 입지를 넓힐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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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
두자릭 대변인은 “반 총장은 이번주 유엔 최고관리자 조정 이사회 보고 등으로 일정이 꽉 차 있다”면서도 “반 총장은 언제든 한반도에서 대화와 안정, 평화를 증진하는 역할을 감당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엔의 고위 소식통의 말을 종합하면 반 총장은 이번주 안으로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날 가능성이 높다.
반 총장은 오래전부터 북한 측에 방북 의사를 타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반 총장이 방북 의사를 리수용 북한 외무상에게 전달했고 이를 북한이 수용했다는 말도 나온다.
자유아시아방송(RFA)는 17일 “김정은 위원장의 스위스 유학 시절 후견인 역할을 했던 리 외무상이 반 총장의 평양방문을 직접 주선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북한 국내 정치환경이 비교적 안정돼 있고 남북 관계와 국제적 이해관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 총장은 차기 대권후보로 유력하게 거명된다. 그런 반 총장이 박근혜 대통령보다 앞서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난다는 점 때문에 정치권에서도 반 총장의 방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여권 내 한 관계자는 “반 총장은 국민통합론의 대표주자”라면서 “최근 정치권이 분열된 상황에서 방북으로 성과를 낼 수 있다면 주가를 더욱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반 총장은 재집권을 노리는 여권 세력에게 특히 매력적인 카드로 보인다. 특히 차기 대권주자로 뚜렷이 내세울 인물이 없는 친박계에서 반기문 대망론이 끊이지 않는다.
일각에서 ‘반기문 대통령+친박계 총리’ 구상도 나온다. 반 총장이 대통령으로 나서고 친박계가 이를 보좌하는 구도로 친박이 재집권을 노리고 있다는 것이다.
반 총장이 다양한 연령과 계층에서 폭넓은 지지를 얻고 있는 점도 강점이다.
리얼미터가 10월에 조사한 차기 대통령 적합도 조사에서 반 총장은 24.2%의 지지를 받아 전체 1위에 올랐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20.1%,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18.0%로 그 뒤를 이었다.
최근에는 반 총장을 지지하는 이들이 친반연대라는 이름으로 선관위에 창당준비위원회 결성 신고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은 반 총장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