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공모가 16일 마감됐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기금이사ㆍCIO)는 500조 원을 굴리는 자리인데 신임 본부장이 누가 될지 주목된다.
그러나 공모에서 경쟁률이 예전보다 못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재공모 가능성도 흘러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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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광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왼쪽)과 홍완선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
16일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 등에 따르면 신임 본부장 공모에 지원한 인사는 최근까지 3~4명에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보건복지부는 지원자들이 마감일인 16일 오후 늦게 지원서를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통상 CIO 공모에는 적게는 10여명, 많게는 20여명의 인사가 지원을 했는데 이번에는 눈치를 보고 있는지 지원자의 발길이 뜸하다”며 “마감이 끝나서야 대체적인 윤곽이 드러날 것 같다”고 말했다.
10월 진행된 행정공제회 CIO 공모에는 23명의 전ㆍ현직 금융계 인사가 지원했다. 과거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공모를 보면 2010년 15명, 2013년 22명이 지원서를 제출해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기금운용본부장은 ‘자본시장 대통령’으로 불리는데 공모 열기가 예전보다 냉랭한 것은 10월 최광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의 사퇴로 일단락된 인사파동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 전 이사장은 홍완선 기금운용본부장의 연임을 놓고 복지부와 갈등을 빚다 10월27일 전격적으로 사퇴했다.
최 전 이사장과 복지부가 정면충돌하면서 기금운용본부장이 정치적 역학관계가 얽힌 자리로 인식되면서 지원자들의 부담이 커졌다는 것이다.
지원자들로 하여금 부담을 느끼게 하는 요소는 또 있다.
공직자윤리법이 강화되면서 기금운용본부장은 임기가 끝난 후 3년 동안 금융업 재취업이 제한된다. 또 정부의 공공기관 이전 계획에 따라 2016년에 기금운용본부는 전주로 이전된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기금운용본부장 자리가 탐나는 자리인 것은 사실이지만 배경이 없는 사람이 공모한다 해도 들러리가 될 가능성이 있어 지원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업계의 또다른 관계자도 “세계 3대 연금의 최고투자책임자라는 간판만 빼면 기금운용본부장직은 어려움이 많은 자리”라며 “책임은 막중한데 보상은 제한적이고 여기에 정치 이슈까지 맞물리면서 지원하기가 쉽지 않게 됐다”고 토로했다.
국민연금이 재공모에 나설 경우 차기 기금운용본부장 선임은 내년 1월 이후로 넘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차기 본부장이 선임될 때까지 관련법에 따라 홍완선 현 본부장이 계속 기금운용을 총괄하게 된다.
홍 본부장은 3일로 임기가 만료됐는데 후임자가 정해지지 않아 계속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