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미국 LA 월셔그랜드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자회사 한진인터내셔널에 9억5천만 달러(우리 돈 약 1조1215억 원)를 빌려주기로 했다.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호텔 수요 감소 등으로 한진인터네셔널의 재융자가 지연되는 것을 고려한 조치다.
▲ 조원태 대한항공 대표이사 겸 한진그룹 회장. |
대한항공은 16일 오후 서울 서소문 사옥에서 이사회를 열고 한진인터내셔널에 자금을 대여하는 안건을 의결했다고 17일 밝혔다.
한진인터내셔널은 대한항공의 100% 자회사로 미국 LA에 위치한 월셔그랜드센터를 소유하고 있다.
월셔그랜드센터는 호텔, 사무실, 상업시설로 구성된 복합시설로 대한항공은 2009년부터 8년간 약 1조5300억 원을 들여 재건축을 진행했다.
한진인터내셔널은 한국수출입은행으로부터 받은 3600억 원 규모의 채무와 모건스탠리 등 해외 금융기관에서 받은 7100억 원 규모의 채무를 지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에서 받은 채무의 만기는 9월28일이고 모건스탠리 등 해외금융기관에서 받은 채무의 만기는 10월18일이다.
한진인터내셔널은 대한항공으로부터 받은 9억5천만 달러 가운데 9억 달러를 9월 중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을 상환하는데 사용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나머지 5천만 달러는 호텔사업과 관련된 운영자금으로 쓰인다.
대한항공은 한진인터내셔널에 제공하는 대여금을 1년 이내에 대부분 회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9억 달러 가운데 3억 달러는 9월 말 수출입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한진인터내셔널에 빌려주기로 했다. 대출금을 전달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사실상 유동성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대한항공은 설명했다.
또한 대한항공은 미국 현지 투자자와 대출을 협의하면서 한진인터내셔널 지분을 일부 매각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10월 중 브릿지론(단기차입에 의해 필요한 자금을 일시적으로 조달하는 대출)을 통해 3억 달러를 돌려받는다는 계획을 세웠다.
대한항공은 나머지 3억 달러를 2021년 호텔과 부동산 시장의 위축이 해소되고 금융시장이 안정되는 시점에 한진인터내셔널이 담보대출을 받으면 돌려받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