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사업을 재편하면서 계열사를 대폭 정리하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현재 46 계열사를 30여 개로 줄이고 주요 계열사를 기업공개하기로 했다. 이는 권 회장이 취임 초기부터 강조해온 철강사업 경쟁력 강화와 재무 건전성 확보를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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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준 포스코 회장 |
권 회장은 16일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정기 이사회에서 계열사 사업구조 개편 등 중장기 경영전략이 담긴 ‘혁신1.0’을 보고했다.
권 회장은 오는 19일 투자자를 대상으로 기업설명회를 연다. 포스코 회장이 직접 기업 설명회에 나서는 것은 처음이다.
권 회장은 경쟁력이 낮거나 사업부문이 겹치는 계열사를 팔거나 합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권 회장은 포스코 계열사를 사업군 7개로 나눠 배치하기로 했다. 각 사업군은 ▲철강 ▲에너지 ▲소재 ▲인프라(건설+ICT) ▲무역 ▲서비스업 ▲기타로 나뉜다.
이에 따라 현재 46개인 포스코 계열사는 시장상황이나 인수희망자에 따라 단계적으로 30여 개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이 계획에 따라 현재 시장에 나올 것으로 보이는 계열사는 대우인터내셔널, 포스코엠텍, 파이넥스1공장 등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대우인터내셔널에 가장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시장에 나올 경우 총자산 6조6491억 원에 이르는 대형매물이기 때문이다.
권 회장은 대우인터내셔널 매각을 서두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매각할 경우 손해가 지나치게 크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2010년 5월 대우인터내셔널 지분 60.3%를 3조3724억 원에 사들였다. 그러나 현재 주가를 고려한 지분가치는 2조4103억 원에 불과하다. 권 회장은 이사회 참석 전 기자들에게 “(대우인터내셔널 매각은) 이제부터 보겠다”고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권 회장은 대우인터내셔널이 거느린 미얀마 가스전의 수익을 고려해 매각 대신 포스코P&S와 합병하는 것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에서 만든 철강 제품을 파는 국내 및 해외 판로를 각각 포스코P&S와 대우인터내셔널이 나눠 맡는 식이다.
포스코엠텍은 현재 맡은 포장재, 탈산제, 알루미나 사업 등에서 포스코가 철수함에 따라 매각대상이 됐다. 이밖에도 뉴알텍(알루미늄), 큐에스원(임대 및 시설관리업), 포레카(광고) 등 수익이 높지 않은 비핵심 업종 계열사가 정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권 회장은 주요 계열사를 증시에 상장해 재무건전성을 확보하는 방안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포스코에너지, 포스코건설, 포스코특수강 등이 기업공개 대상으로 꼽힌다. 권 회장이 이르면 올해 안으로 포스코에너지와 포스코건설을 상장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권 회장은 이날 이사회에서 동부인천스틸과 동부발전당진 등의 인수문제는 꺼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는 동부제철 패키지 인수에 대한 실사기간이 이달 말까지 미뤄지면서 이번 이사회에서 인수를 결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