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그룹 보험계열사를 총괄하는 보험부문장을 누가 맡게 될까?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계기로 보험부문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를 강하고 보이고 있는 만큼 각 보험사를 이끄는 대표들과 함께 보험계열사를 총괄하는 보험부문장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 양종희 K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민기식 푸르덴셜생명 대표이사 사장. |
2일 KB금융지주와 금융권에 따르면 푸르덴셜생명 인수로 KB금융지주 보험부문의 이익 기여도는 은행에 이어 2위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된다.
KB금융지주는 지난해 순이익 3조3118억 원을 거뒀다. 이 가운데 KB국민은행이 70%가량의 비중을 차지했고 KB국민카드는 10%, KB증권은 8%를 차지했다.
KB손해보험은 7% 수준이지만 KB생명보험과 푸르덴셜생명(1408억 원)의 순이익을 더하면 비중이 12%까지 커진다.
KB금융그룹은 5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보험계열사가 KB생명보험 하나밖에 없었지만 이제 업계 상위권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를 모두 갖추게 됐다. 국내 금융지주 가운데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를 모두 거느리고 있는 곳은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NH농협금융지주다.
앞으로 윤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손발을 맞출 보험계열사 대표들에게도 관심이 쏠린다.
특히 KB금융지주 보험부문장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지주 보험부문장은 2018년 12월 신설됐다. 각종 자본규제 강화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고 KB손해보험과 KB생명보험의 시너지를 위해 만들어진 자리다.
양종희 K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이 2018년 12월부터 지금까지 맡고 있다. 양 사장은 12월 말 대표이사 임기가 끝나는데 대표이사와 보험부문장 역할을 계속 맡을지 주목된다.
KB금융그룹의 유일한 보험 전문가인 민기식 푸르덴셜생명 대표이사 사장의 어깨도 무거울 수밖에 없다.
민 사장은 상품과 마케팅분야에서 임원을 지냈지만 영업과 계리에 대한 이해도 역시 높다. 푸르덴셜생명에서 자산운용팀장을 지내 재무와 투자전략에도 밝다.
인수전을 이끈 이창권 KB금융지주 부사장(CSO)도 눈에 띈다. 이 부사장은 전날 열린 푸르덴셜생명 출범식에
윤종규 회장,
양종희 사장,
허정수 KB생명보험 대표이사 사장, 민기식 사장과 함께 참석했다.
이 부사장은 KB금융그롭의 대표적 전략 전문가로 올해 초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위해 구성된 태스크포스를 이끌었다.
앞으로 이 부사장이 KB금융그룹 보험부문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양종희 사장이 과거 KB손해보험(LIG손해보험) 인수 실무를 담당한 뒤 KB손해보험 대표로 이동했다는 점에서 이 부사장의 보험 계열사 이동 가능성도 거론된다.
허정수 사장은 2018년 1월 취임해 올해로 3년째 KB생명보험을 이끌고 있다. KB생명보험은 그동안 규모나 위상이 KB금융그룹에 걸맞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아왔는데 앞으로 민기식 사장과 함께 두 회사 통합의 초석을 다지는 역할을 맡게 됐다.
윤 회장은 그 어느 때보다 보험부문 강화에 의지를 보이고 있다.
초저금리시대가 열리고 대형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들이 업계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가면서 보험업계가 ‘새 판 짜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2~3년이 보험사의 생존을 가를 ‘골든타임’이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보험사업의 성장성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금융지주들은 보험사의 성장성이 여전히 높다고 보고 있다. 인구 고령화, 1인가구 증가 등 사회변화와 저금리를 겪은 유럽과 일본에서도 여전히 보험시장은 성장성이 높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