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이 사의를 표명했다.
이번 사퇴 결정은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정 장관은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행정자치부 장관직 사임의사를 밝힌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 취임한 후 약 16개월 만에 사퇴의사를 밝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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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이 8일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사의 표명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
정 장관은 “최근 저의 거취와 관련해 여러 의견들이 계속되는 것을 보면서 제 판단으로는 국정운영 측면에서 볼 때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이 시점에서 사의를 표명하는 것이 옳다고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정 장관은 “장관에 임명된 후 국민행복과 대한민국의 국가대혁신을 위해 제게 맡겨진 소임을 다하고자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왔다”며 “국가가 필요로 하는 때에 행정혁신의 현장에서 국가발전에 기여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해서는 참으로 크나큰 보람과 긍지를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후임 장관이 임명될 때까지 행자부가 그 임무를 수행하는 데 한치의 공백이 없도록 책임을 다하겠다”며 “장관직에 물러난 후에도 국가발전과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다할 생각이며 그것이 장관직을 수행했던 사람의 도리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정 장관의 이번 사퇴 결정은 총선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관측이 주를 이룬다.
정 장관은 취임 초기부터 정치권 안팎에서 출신지인 경주에서 총선에 출마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정 장관은 총선 출마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지 않았다”며 즉답을 피했으나 “여러분의 의견을 듣고 신중하게 결정하겠다”고 말해 총선 출마의 뜻이 있음을 내비쳤다.
정 장관이 사퇴 결정에는 8월 새누리당 연찬회 회식 자리에서 ‘총선 필승’ 건배사를 해 물의를 빚은 뒤 야당으로부터 지속적으로 사퇴 압박을 받은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정 장관은 ‘총선 필승’ 건배사로 공직선거법 위반 논란이 일자 사흘 만에 기자회견을 열고 “어떤 정치적 의도나 특별한 의미가 없는 단순한 덕담이었다”며 고개 숙여 사과했다.
하지만 야당은 정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국회에 제출하며 사퇴 압박을 가했다.
정 장관은 1957년 경북 경주에서 태어나 경북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1982년 제24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후 1989년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을 거쳐 1992년 건국대 법대, 1999년 서울대 법대 교수를 지냈다. 정 장관은 서울대 법학대학원장과 제3대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을 맡기도 했다.
그는 2012년 2월 새누리당 공직자후보추천위원회 부위원장을 거쳐 2013년 1월 국회 정치쇄신자문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2013년 7월부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기획법제분과위원장을 지냈다.
정 장관은 2014년 1월 제20대 한국헌법학회 회장에 올랐고 4월에 삼성생명 사외이사로 선임됐지만 서울대 총장 출마를 위해 한 달도 안돼 사퇴하기도 했다.
정 장관은 2014년 7월16일 제3대 안전행정부 장관에 취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