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홍철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이 임기를 1년 정도 남겨둔 채 돌연 사퇴했다.
안 사장의 사퇴 배경을 놓고 정치권 압박설, 총선 출마설 등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기획재정부는 6일 “안홍철 한국투자공사 사장의 사표가 임면권자인 대통령의 재가를 받아 최종 수리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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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홍철 한국투자공사 사장이 지난 2일 국회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대답하고 있다. <뉴시스> |
안 사장은 이날 오전 일신상의 이유로 사의를 표명했다. 2016년 12월까지 임기 만료가 1년1개월 정도 남은 상황에 갑자기 사퇴를 밝힌 것이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활동했던 2012년 대선 운동 당시 SNS를 통해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를 비방한 것이 문제가 돼 야당 측으로부터 꾸준히 사퇴 압박을 받아왔다.
안 사장은 잘못된 투자와 호화 출장 등으로 구설에 오르며 올해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야당의 사퇴 요구를 받았지만 사퇴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야당의 사퇴 요구 압박이 계속되자 최경환 경제부총리 및 기획재정부 장관 등도 안 사장에게 자진 사퇴를 종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안 사장이 그동안 사퇴 압박에 끄떡도 하지 않다가 돌연 사퇴를 결정한 것을 놓고 여러 말이 나온다.
일각에서 정부가 경제활성화 핵심법안인 서비스기본법 등 11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법안심사 일정을 앞두고 안 사장에게 사퇴를 종용했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정부와 여당이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올해 정기국회가 경제활성화법 등을 처리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보고 야당 달래기에 나섰다는 것이다.
또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논란을 낳고 있는 공공기관장이 총선에 불리하게 작용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청와대와 여권의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안 사장이 감사원 감사 결과에 부담을 느껴 자진사퇴를 결심했다는 관측도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올해 4월 LA다저스에 대한 한국투자공사의 투자 문제와 안 사장의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 등에 대한 감사를 감사원에 청구했다. 감사원은 이르면 다음 주 감사 결과를 공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안 사장이 한국투자공사의 투자와 업무 추진비 사용 등에 문제가 드러날 경우 정치권의 사퇴압박이 더 거세질 것을 우려해 먼저 사퇴를 선언했다는 것이다.
정치권 일각에선 안 사장이 20대 총선 출마를 위해 사퇴했다고 파악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