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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 사회적 책임투자 연구조직 신설해 대외 요구에 적극 대응

공준호 기자 junokong@businesspost.co.kr 2020-08-26 11: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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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이 리서치센터에 ESG(환경경영·사회책임경영·지배구조) 연구조직 신설을 추진하면서 사회적 책임투자를 강조하는 흐름에 발맞추고 있다.

삼성증권은 주요 이해관계자인 국민연금공단과 외국계 기업 및 기관을 비롯해 그룹 주요 계열사인 삼성전자와 접촉면이 넓은 해외 개인들로부터도 ESG를 고려한 투자를 강화할 것을 요구받고 있다.
 
삼성증권, 사회적 책임투자 연구조직 신설해 대외 요구에 적극 대응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이사 사장.

26일 삼성증권 관계자는 "최근 국내외에서 ESG투자와 관련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역량을 기르기 위해 리서치본부 내에 ESG 연구소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연구소 설립은) 사회적 책임투자 활동을 확대하기 위한 준비 과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신설조직의 구체적 업무범위와 체계는 아직 마련되지 않았고 현재 인력을 채용을 진행하는 단계라고 덧붙였다.

리서치센터 내부에 조직을 신설하는 만큼 ESG 관점에서 기업을 분석하고 기관투자자 등에게 자문 등을 펼쳐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삼성증권이 운용하는 자금의 투자에도 연구소의 분석결과가 참고될 수 있다.

삼성증권 지배구조 리포트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2019년 말 기준 프랑스 태양광 발전 포트폴리오 지분투자를 비롯해 119억 원 규모의 환경 관련 상품과 102억 원 규모의 지배구조, 책임투자 관련 상품을 설정하는 등 ESG투자에 힘써왔다.

삼성증권은 2010년 국내 금융사 최초로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 월드'에 편입된 뒤 10년 연속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 월드는 미국 S&P다우존스와 지속가능경영 평가 전문 기관인 스위스 로베코샘이 평가하는 지속가능성지수로 평가 대상 기업 중 상위 10%만이 선정된다.

최근 삼성증권이 ESG분석을 강화하는 것은 주요 이해관계자인 국민연금과 해외 연기금 등이 ESG투자에 높은 관심을 보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삼성증권 지분의 12.5%를 보유한 2대 주주 국민연금의 영향력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국민연금은 2019년 말 '국민연금 책임투자 활성화방안'을 발표하고 2020년부터 ESG투자를 본격화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국민연금은 올해부터 기금운용 원칙에 ‘지속가능성 항목’을 추가하고 기금 전체 자산에 ESG를 고려하는 책임투자를 도입하기로 했다.

21대 국회에서 스튜어드십코드 강화를 위한 조짐도 나타나면서 국민연금의 발언권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스튜어드십코드란 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기 위한 자율 지침으로 경영 투명성과 지배구조 건전성 등을 위해 기관투자자가 수탁자 책임을 다하게 하려는 목적을 지닌다.

11일 한국기업지배구조원 보고서에 따르면 제20대 국회에 제출되었던 지배구조 관련 법률 개정 의안의 내용을 검토한 결과 국민연금의 수탁자책임을 강화하는 개정안 등이 반복적으로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21대 국회에서도 수탁자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의 법률 개정 활동이 이어질 것이라고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바라봤다.

한국지배구조연구원은 "법률 개정의 영향을 많이 받는 시장 참여자들은 개정 동향을 예상하고 법률 개정의 실익을 따져보며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10일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주최로 열린 '기업 지배구조 개선방안 모색' 토론회에서 윤관석 의원, 한정애 의원 등은 주주권 행사가 제대로 운영되도록 상법 및 자본시장법, 국민연금법 시행령의 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고 입법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국민연금은 3월 사재훈 삼성증권 부사장의 선임안에 반대표를 던지며 의결권을 행사하기도 했다. 당시 국민연금은 사 부사장이 2018년 삼성증권 배당사고 당시 이사로 근무해 일정한 책임이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삼성증권은 ESG투자가 활성화된 외국의 금융회사 및 기관들과도 활발히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프랑스 소시에떼제네날(SG), 캐나다 RBC증권 등 영미권 금융회사와 협력관계를 맺고 있고 2019년 9월에는 캐나다 퀘벡주 연기금과 투자기회 발굴을 위한 상호협력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기관뿐 아니라 외국을 중심으로 개인들도 ESG투자에 관심을 높여가고 있다. 특히 이들은 삼성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고객이기도 한 만큼 삼성증권도 해외시장의 눈높이에 맞춰 ESG 전문성 강화에 선도적으로 나선 것으로 보인다.

7월15일 ‘기후를 위한 학교 파업 시위’의 청소년들은 호주 시드니 삼성전자 매장 앞에서 “삼성그룹은 아다니 카마이클 석탄사업 투자로 브랜드 평판을 깎아내리고 있다”며 “삼성 계열사들이 아다니 사업에 투자하는 한 스마트폰과 TV를 포함한 삼성전자의 제품을 사지 않겠다”고 비판했다.

삼성증권은 불매운동 선언 이틀만인 17일 호주 환경단체에 직접 서한을 보내 "호주 아다니 봇포인트 석탄 터미널(AAPT)의 투자 승인 과정에서 카마이클 광산을 둘러싼 다양한 환경적 문제들을 알지 못했다"며 "앞으로 아다니 석탄사업에 대한 추가적인 금융지원을 더 이상 하지 않고 향후 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 정책 개선을 위해 투자 계획들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삼성증권을 비롯한 국내 금융사들은 세계 최대 규모로 개발되고 있는 아다니 애봇포인트 석탄 터미널을 담보로 하는 3200억 원 규모의 대출채권을 2년에 걸쳐 인수해 호주 환경단체들의 항의를 받아왔다.

삼성증권의 뒤를 이어 한국투자증권과 한화투자증권도 최근 추가투자 중단을 결정했다.

한정수 대신지배구조연구소 선임연구원은 7월27일 'ESG 보고서'에서 "이번 삼성증권의 대응이 자의적 행동의 결과물은 아니었을지라도 금융투자회사의 투자 과정에서 환경 기후변화에 대해 고려하게 될 수 있는 사건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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