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 LG로 분류되는 희성그룹이 LIG투자증권 인수전에 전격 뛰어들었다.
희성그룹은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동생인 구본능 회장이 이끌고 있는데 범 LG그룹 차원에서 금융업 재진출을 모색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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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
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전자와 화학의 부품소재를 주력으로 하는 희성그룹이 LIG투자증권 인수전 참여를 결정하고 매각 주관사인 KB투자증권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LIG인수전은 6일 본입찰이 진행되는데 이미 참여를 선언한 JB금융지주와 선박엔진 부품 제조업체 케이프 자회사인 케이프인베스트먼트, 희성그룹 등 3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희성그룹은 기존사업을 재편하는 한편 신규사업 진출을 위한 전초전 성격으로 LIG투자증권 인수전에 뛰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은행 업계 관계자는 “최근 대기업들의 인수합병(M&A)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며 “희성그룹은 신규사업 진출을 위해 시장 동향을 잘 아는 증권사를 인수하는 데 관심이 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구본능 회장은 최근 들어 임직원들에게 “5년 내 기존 사업이 모두 사라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비효율적 자산은 과감히 감축하고 미래사업을 꾸준히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희성그룹은 자본력이 탄탄한 것으로 평가되는데 희성그룹의 인수전 참여로 LIG투자증권 몸값이 1500억 원 이상으로 뛸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차남인 구본능 회장이 이끄는 희성그룹은 희성전자와 희성화학, 희성금속, 희성소재 등 17개 계열사로 구성돼 있다.
LIG투자증권은 KB금융그룹에 인수되기 전까지 구자원 LIG그룹 회장이 보유했던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의 자회사였다.
구자원 회장은 고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동생인 고 구철회 회장의 장남이다.
LIG그룹은 1999년 LG그룹에서 분리됐는데 2013년 LIG건설 기업어음(CP) 사기 발행사건이 터지며 총수 일가가 중형을 받자 투자자들의 피해 보상금 마련을 위해 LIG손해보험을 매각했다.
KB금융은 LIG손해보험 인수 뒤 대우증권 인수전에 뛰어들기로 결정하면서 LIG손해보험의 자회사인 LIG투자증권을 매물로 내놓았다.
LG그룹은 2004년 LG카드 사태로 LG증권까지 처분하며 금융업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LG그룹은 범 LG가까지 넓혀도 5대그룹 가운데 금융 계열사를 한곳도 거느리지 않고 있는 유일한 곳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