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2020-08-17 15:2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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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현 메지온 대표이사가 단심실증환자 치료제 ‘유데나필’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예정일 부여를 앞두고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유데나필은 이르면 올해 말 최종 허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진행 과정에 따라 메지온의 기업가치가 다시 부각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박동현 메지온 대표이사.
17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메지온의 단심실증환자 치료제 유데나필의 심사 가능 여부가 8월30일 내에 결정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메지온은 6월30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유데나필의 신약 허가신청(NDA)을 했다.
일반적으로 미국 식품의약국은 60일 이내에 심사 가능 여부를 결정해 승인 예정일을 부여하는 점을 고려하면 2주 안에는 통보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유데나필은 폰탄수술(우심방-폐동맥 우회수술)을 받은 청소년 환자의 심장 및 운동기능을 개선하는 단심실증환자 치료제다. 단심실증이란 선천적으로 심실이 1개만 존재하는 질병으로 혈액순환에 문제가 생기는데 이를 완화하기 위해 폰탄수술을 받게 된다.
메지온은 이르면 2021년 유데나필의 신약 허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데나필은 2016년 미국에서 희귀병 치료제로 지정됐고 패스트트랙(신속허가대상)으로도 지정돼 ‘우선심사’ 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최근 6년 동안 패스트트랙 지정품목 가운데 우선심사대상이 된 비율은 90% 이상이다.
우선심사를 받은 약물들의 승인 예정일은 대부분 신약 허가신청(NDA) 시점을 기준으로 8개월 후로 정해진다. 이 같은 절차가 유데나필에도 적용된다면 2020년 6월을 기점으로 8개월 뒤인 2021년 2월 말~3월 초에 승인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신재훈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우선심사를 받는 약물은 사례에 따라 신약 허가신청 뒤 6개월 안에 승인을 받을 수도 있는데 이를 적용하면 유데나필은 올해 12월 말에도 승인이 가능할 것”이라며 “유데나필이 신약으로 허가를 받을 확률은 89%”라고 분석했다.
메지온은 지난해 임상3상 결과를 앞두고 투자자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메지온 시가총액은 2019년 11월15일 2조2420억 원까지 치솟았는데 올해 들어서는 관심이 점차 떨어지면서 2020년 8월14일 기준 1조5140억 원까지 줄었다.
하지만 조만간 미국 식품의약국으로부터 심사가 가능하다는 통지를 수령하고 자문위원회(ADCOM)의 승인권고, 미국식품의약국의 최종승인, 약가 결정 등의 절차가 차례로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메지온은 다시 한 번 주목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유데나필의 임상 결과를 두고 잡음이 일었던 것을 감안하면 승인이 지연되거나 재심사를 받아야 할 가능성이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유데나필은 폰탄수술 환자 4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임상3상 결과 1차 평가지표를 충족하지 못했다. 1차 평가지표는 환자의 최대 운동 상태에서 최대 산소소비량을 측정한 ‘VO2 max’였는데 유데나필을 복용한 환자에서는 3.2% 향상됐고 위약군은 0%를 보여 통계적 유의성을 입증하지 못했다.
유산소에서 무산소 운동으로 바뀌는 시점(VAT)에 측정한 2차 평가지표인 산소 소비량, 운동량, 호흡 내 이산화탄소 배출비율은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가 나왔지만 여전히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박동현 대표는 이와 관련해 2019년 12월 투자자 대상 간담회에서 “주어진 업무를 처리하고 학교에 가는 등 ‘매일 일어나는 일상’과 관련해서는 2차 지표가 더 의미가 있다”며 “우리의 임상자료를 보고 시장의 견해는 다를 수 있겠지만 모두가 약을 쓰겠다고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데나필의 시장규모가 작다는 문제점도 있다.
유데나필은 심실이 1개만 존재하는 청소년 환자를 대상으로 한 치료제이기 때문에 암, 자가면역질환 등 일반 치료제와 비교해 환자 수가 많지 않다.
메지온에 따르면 미국에 12세 미만 폰탄수술 환자는 5천 명, 12~18세 폰탄수술환자는 1만8천 명, 19세 이상은 6천 명이다. 이를 모두 합치면 3만 명에 이르지만 실제로 유데나필을 복용할 환자는 얼마나 될지 확신하기 어렵다.
김형수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단심실증환자 치료제의 시장규모는 4억 달러(약 4750억 원) 정도”라며 “메지온은 글로벌 제약사에게 재판매가 가능한 우선심사권(PRV)도 받을 수 있어 추가 수익을 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