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하나금융투자, 하나카드, 핀크가 하나금융지주 마이데이터사업의 대표주자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금융지주 계열사 가운데 1곳 정도만 마이데이터사업 1차 예비허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선정 결과에 따라 디지털 전환과 관련해 지주 안에서 위상도 달라질 수 있다.
17일 하나금융지주에 따르면 계열사마다 마이데이터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준비를 해왔는데 계열사 가운데 한 곳 정도만 좁은 문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계열사 사이에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하나금융지주에서는 하나은행, 하나금융투자, 하나카드, 핀크 등 4곳이 마이데이터사업에 출사표를 던졌다.
마이데이터사업은 은행, 증권사, 보험사, 카드사 등 여러 금융회사에 흩어져 있는 개인의 금융거래 등 금융정보를 모두 통합해 재무현황 분석, 금융상품 자문, 자산관리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금융권의 새로운 먹거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은행, 증권, 카드, 보험 등 모든 금융회사에서 마이데이터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마이데이터사업은 먼저 시장에 뛰어들어 고객을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1차 예비허가를 받지 못한다면 뒤처질 수 있다.
1차 예비허가 결과에 따라 계열사 사이에서도 희비가 크게 엇갈리는 셈이다. 계열사 가운데 규모가 작은 하나카드나 핀크가 마이데이터사업 예비허가를 따낸다면 지주 안에서 위상을 크게 높일 수 있다.
하나은행과 하나금융투자는 핵심 계열사로 자리 잡고 있지만 하나카드나 핀크는 아직 지주 안에서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업권마다 마이데이터사업 예비허가를 놓고 경쟁률 등에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누가 마이데이터사업을 착실하게 준비했는지를 평가받는 자리도 될 수 있기 때문에 신경이 쓰일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지주들은 디지털 전환과 맞물려 마이데이터사업 진출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하나은행, 하나금융투자, 하나카드, 핀크도 하나금융지주의 디지털 전환에 맞춰 마이데이터사업을 준비하는 데 공을 들여왔다.
하나은행은 ‘데이터 분석역량’이 마이데이터사업의 핵심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하나금융융합기술원과 손님빅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데이터 기반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인공지능에 기반한 개인화된 금융서비스를 제공을 위해 올해 안에 인공지능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4월부터 데이터 표준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 워킹그룹에도 참여하고 있었다.
데이터 표준 API 워킹그룹은 금융당국에서 전통 금융회사, 핀테크회사 등 관계자들과 마이데이터산업 안착을 위해 개인 신용정보 제공범위, API 과금 체계 및 규격 등을 논의하기 위해 만든 회의체다.
하나카드는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주관하는 2020년도 마이데이터 실증 서비스 지원 추가 공모사업에 사업자로 선정돼 마이데이터사업 예비허가를 앞두고 기대를 높이고 있다.
하나카드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대전시 등 5개 기관 및 기업과 함께 컨소시엄을 꾸려 ‘마이데이터 기반 장애인 이동지원 교통 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한다.
핀크도 마이데이터사업 진출을 올해 최우선 과제로 삼고 고객의 소득, 소비, 저축·투자, 대출 등 개인의 금융데이터를 활용해 고객의 자산관리 현황을 분석하고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맞춤형 자산관리서비스를 준비해 왔다.
마이데이터사업 예비허가를 신청한 60곳 가운데 20곳만 1차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1차 예비허가 결과는 올해 10월 경에 나온다.
금융위는 전통 금융회사, 핀테크기업 등이 고루 참여할 수 있도록 마이데이터사업자를 선정한다는 방침을 세워뒀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