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이 발전용으로만 사용하던 강원도 화천댐을 용수 공급과 홍수 조절 등에도 활용하려는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화천댐 수위가 높아져 주변 관광지가 침수되는 것을 강원도 양구군에서 우려하고 있어 한수원이 화천댐을 다목적으로 활용하는 작업에 진통이 예상된다.
31일 한수원에 따르면 화천댐을 다목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시작한 시범사업에서 댐 수위 기준선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화천댐을 발전용 외에 용수 공급과 홍수 조절 용도로 활용하려면 현재보다 댐 수위가 올라갈 수 있는데 이를 놓고 근처 관광지 침수를 우려하는 양구군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화천댐은 강원도 화천군에 있는 북한강에 세워진 국내 최대 규모의 수력발전댐이다.
한수원은 발전용 댐으로 건설된 화천댐을 다목적으로 활용하는 시범사업을 5월부터 2년 동안 진행한다.
최근 수도권의 용수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한강 유역의 기존 다목적댐만으로는 이를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수원과 관계부처는 4월 ‘한강수계 발전용 댐의 다목적 활용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한수원은 시범사업 기간에 화천댐의 수위를 높게 유지하면서 주변 다른 댐과의 연계 운영방안과 용수 공급효과 등을 분석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한수원은 이번 시범사업으로 신규 수원을 확보하고 가뭄과 홍수 상황에도 유연하게 대응해 정부의 통합 물관리정책에도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화천댐의 수위 변동에 따라 주변 지역 피해가 예상돼 이를 해결하는 것이 사업 추진의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화천댐이 다목적댐으로 전환돼 용수를 확보하기 위해 수위를 올리게 되면 근처에 있는 양구군의 파로호 관광시설이 잠기게 될 가능성이 크다.
양구군은 이를 막기 위해 댐 수위를 파로호 관광시설의 저지대 높이인 176.5m보다 낮은 176m로 유지할 것을 원한다.
화천댐의 평균 수위는 167m이지만 용수 공급과 홍수 조절의 다목적 용도로 사용하게 되면 최대 높이인 181m까지 수위가 올라갈 수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시범운영 동안에 화천댐의 수위가 홍수기간 175m, 갈수기 181m 정도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인묵 양구군수는 7월 초 한수원 서울사무소에서
정재훈 한수원 사장과 만나 화천댐 수위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일단 한수원은 댐 수위 문제를 관련 기관들과 협의해 해결한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정 사장도 양구군수와 면담에서 “댐 수위 문제는 종합적으로 검토해 접근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한수원은 화천댐 인근 주민들의 숙원사업을 도와 시범사업 진행에 차질이 없게끔 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한수원은 아직 상수도가 보급되지 않아 불편을 겪고 있는 화천댐 주변마을에 상수도시설을 직접 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주변마을에서 계획하고 있는 민물고기 제품 가공시설 건립사업이 행정자치부의 지원 사업으로 선정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한수원 다른 관계자는 “화천댐 수위 문제와 관련해 2년 동안 시범운영을 해 근처 주민들까지 고려한 적정 수위를 환경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