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장관은 30일 서울시 남북회담본부에서 통일부 간부들을 만나 남북관계 발전방안과 관련한 논의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는 교착상태에 빠진 남북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방안을 놓고 브레인스토밍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장관은 북한을 교류의 장으로 이끌어내기 위해 이미 제기된 바 있는 민간사업들부터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날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참배한 뒤 기자들에게 물물교환과 관련해 작은 교역부터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이 장관이 앞서 든 북한의 대동강 맥주와 남한의 쌀의 교환이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금강산 개별관광사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로 해외관광이 어려워진 만큼 가까운 지역에 관련한 관광수요가 높아진데다 중국을 경유하는 방법 등으로 대북규제를 피해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장관이 이런 구상을 현실화하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
그는 인사청문회를 앞둔 21일 대동강 맥주와 쌀 교환이 벌크 캐시(대규모 현금)가 북한으로 가지 않아 대북제재를 우회할 수 있고 그가 제시한 항목이 지금까지 유엔 안보리의 제재대상이 된 적이 없다는 점에서 추진이 가능하다고 봤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물품을 운송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선박 및 항공기를 통한 운송은 미국의 독자적 제재대상이 될 수 있고, 육로로 비무장지대를 통과하려면 유엔군사령부의 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금강산관광도 코로나19로 추진이 쉽지 않다. 북한이 ‘코로나19 청정국’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코로나19 방역대책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관광객들이 제3국을 경유하는 불편함을 감수할만한 유인책 마련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 장관은 20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제출한 답변자료를 통해 “금강산관광 재개는 남북 정상 사이에 합의한 사항인 만큼 재개 조건을 마련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방자치단체, 사회단체, 여행사를 대상으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민간사업 추진과 함께 이 장관은 남북 사이 화해협력 추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에도 나선다.
이 장관은 8월1일 열리는 ‘비무장지대(DMZ) 통일걷기’ 행사에 직접 참가하겠다고 밝히며 행사를 확대해 진행할 것을 당부했다.비무장지대 통일걷기 행사는 이 장관이 국회의원 시절부터 추진해 온 행사다.
하지만 이 장관의 이런 노력이 결실을 맺으려면 북한과 대화를 복원하는 게 필수적이다. 이 장관이 내민 손을 북한이 뿌리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북한은 대북전단 살포를 향한 강도 높은 비난에 이어 개성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하면서 사실상 대화의 문을 굳게 걸어잠궜다.
특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 장관이 통일부 장관으로서 업무를 시작한 첫날 핵 자위력을 들며 독자생존노선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김 위원장은 28일 한국전쟁 휴전 67돌을 맞아 평양에서 열린 전국노병대회에서 "우리의 믿음직하고 효과적인 자위적 핵 억제력으로 하여 이 땅에 더는 전쟁이라는 말은 없을 것이며 우리 국가의 안전과 미래는 영원히 굳건하게 담보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예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