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국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겸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가 고객 접점인 영업점에서도 소비자 보호와 내부통제시스템이 제대로 운영되도록 점검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해 금융감독원에서 증권사 영업점을 대상으로 실시한 암행점검(미스터리 쇼핑)에서 최하 등급을 받는 불명예를 안았기 때문이다.
▲ 이진국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겸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 |
3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투자가 금감원 암행점검에서 IBK투자증권과 함께 가장 낮은 등급인 ‘저조’ 등급을 받은 만큼 소비자 보호와 내부통제를 다시 점검해 봐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로 증권사 등 판매사를 향한 시선이 곱지 않은 상황에서 나쁜 성적표를 받은 터라 하나금융투자로서는 정신이 번쩍 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투자는 라임자산운용 펀드, 옵티머스 펀드 등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에서도 한발 비켜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이번에 '저조' 등급을 받은 점을 자칫 안일해질 수 있는 내부 분위기를 다잡는 계기로 삼아야 할 필요성이 떠오르는 이유다.
하나금융투자는 최근 환매중단 된 팝펀딩 연계 사모펀드를 95억 원 정도 판매한 것을 제외하면 사모펀드 관련 환매중단 사태에 휘말리지 않았다.
하지만 앞으로 어떤 사모펀드에서 환매중단과 같은 비슷한 사태가 일어날지 모르는 상황인 만큼 하나금융투자도 소비자 보호체계와 내부통제시스템이 영업점까지 뿌리내릴 수 있도록 직원교육 등을 강화하는 일이 시급할 수 있다.
회사 차원에서 시스템이나 내부규정을 잘 갖췄더라도 고객 접점인 영업점에서 제대로 실시되지 않는다면 고객 신뢰를 잃어버리는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이 부회장은 소비자 보호체계를 구축하는데 발빠르게 대응해 왔다.
지난해 12월 겸직체제로 운영하던 준법감시인과 소비자보호총괄(CCO)을 분리하는 등 소비자 보호체계를 강화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준법감시인제도를 통해 올해 1분기 불공정거래, 신탁 및 랩어카운트 불건전 영업행위 등 2만1321건을 모니터링해 일부 미흡 사항에 경고 등 조치를 취했다.
불공정거래 규제, 금융소비자보호 등과 관련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자체 암행점검(미스터리 쇼핑) 등도 실시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금감원의 암행점검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고 시스템을 개선하는 데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28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증권사 17곳 가운데 하나금융투자와 IBK투자증권 두 곳만 암행점검에서 ‘저조’ 등급을 받았다.
금감원은 지난해 8월부터 10월까지 조사원이 증권사 영업점을 찾아 여유자금 투자 의사와 해외채권 계약 의사를 밝히고 상담을 요청하는 방식으로 암행점검을 실시했다.
점검결과를 수치화해 우수, 양호, 보통, 미흡, 저조로 나눴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