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준 우미건설 대표이사 부회장이 사옥을 서울 강남 도곡동으로 옮긴 것을 계기로 프롭테크 분야 투자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프롭테크는 부동산(property)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정보기술을 결합한 부동산서비스산업을 말한다. 크게 중개 및 임대, 부동산 관리, 프로젝트 개발, 투자 및 자금조달 분야까지 아우른다. 
 
우미건설 본사 서울 강남 입성, 이석준 부동산과 기술 접목 더 강화

▲ 이석준 우미건설 대표이사 부회장.


인근에 프롭테크업체들이 밀집해 있어 이들과 교류를 강화하며 투자행보가 한층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중견건설사 우미건설이 6월초 사옥을 경기 성남 분당구 정자동에서 강남구 도곡동 린스퀘어로 옮긴 것은 프롭테크기업 투자행보를 강화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아무리 화상회의, 원격회의 등 비대면으로 회의를 진행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실제 만나서 논의하는 것과의 차이는 있을 수 밖에 없다"며 "우미건설은 사옥 이전으로 투자하고자 하는 프롭테크 벤처기업과 물리적 거리가 줄어들었기 때문에 프롭테크 투자행보가 더 적극적으로 변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우미건설은 사옥 이전 이후 프롭테크업체와 접촉을 한층 늘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6월말에는 한국프롭테크포럼의 '2020 피칭&매칭 데이' 행사를 통해 80여개 프롭테크 관련 기업들과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다. 한국프롭테크포럼은 이석준 부회장이 안성우 직방 대표이사 등과 함께 만든 단체다.

우미건설은 호남을 중심으로 성장한 중견건설사로 2018년 매출 1조 원을 넘겼고 2019년 국내 시공능력평가 순위 35위에 올라있다. 

주택사업을 중심으로 성장했는데 국내 주택시장 규모가 최근 몇 년 동안 줄어들자 3000억 원이 넘는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기반으로 프롭테크 분야에서 새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우미건설은 올해 1월 직방이 만든 프롭테크 전문 펀드에 100억 원을 투자했다. 이밖에 부동산 관련 핀테크기업, 공유주택기업, 3차원(3D) 기술 가상 인테리어서비스 기업, 부동산 기반 P2P(개인과 개인 사이 거래) 금융 플랫폼,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 등 다양한 프롭테크 분야 투자를 진행했다. 

우미건설이 프롭테크에서 성장동력을 찾는 것은 이석준 부회장의 이력과도 관계가 깊다.

이 부회장은 창업주 이광래 우미건설 회장의 장남으로 공학도 출신이다. 

이 부회장은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에서 전기전자공학 석사를 받은 뒤 1989년부터 LG산전(현 LS산전)에서 4년 동안 연구원으로 일했다.

그는 한때 벤처기업을 창업하겠다는 꿈을 품었지만 1993년 아버지 이 회장의 뜻에 따라 우미건설로 자리를 옮겼고 2000년부터는 대표이사로서 회사를 이끌어오고 있다. 

공학도 출신으로서 건설과 정보기술이 결합될 수 있는 프롭테크로 회사의 미래방향을 이끌어 가고 있는 셈이다.

우미건설이 중견건설사로서는 이례적으로 지난해 미국에 법인을 세운 것도 프롭테크 강화와 관계 있다. 

우미건설 관계자는 “미국은 프롭테크 선진시장이기 때문에 현지법인을 통해 배우고 연구할 것이 많다”며 “이런 경험들이 국내사업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