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의 향후 경영실적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D램과 낸드플래시의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는 데다 환율효과도 기대하기 힘들어 4분기부터 부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
|
|
▲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 |
SK하이닉스가 최우선 사업으로 꼽은 3D 낸드플래시 사업도 경쟁이 심화해 중장기적인 수익성 개선이 불투명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따라 증권사 애널리스트들도 SK하이닉스에 대한 목표주가를 일제히 낮추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23일 SK하이닉스가 4분기부터 실적부진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D램의 가격 하락이 이어지는 데다 SK하이닉스가 D램의 공급량 조절에 나서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가 4분기 매출 4조4900억 원, 영업이익 1조20억 원을 거둬 3분기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PC용 D램의 가격 하락율은 완만해지고 있지만 서버와 모바일용 D램 가격의 하락폭이 3분기보다 커져 D램 평균판매단가(ASP)가 10% 떨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내년에도 실적부진이 이어져 전체 매출이 올해보다 4%, 영업이익은 31%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모바일 D램과 프리미엄 제품인 DDR4와 LPDDR4 D램의 비중을 높여 D램의 업황 부진에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SK하이닉스가 이런 조처로 전체 실적을 만회하기는 역부족이라는 전망이 많다.
김록호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4분기에 스마트폰의 출하량 증가로 SK하이닉스는 D램에서 모바일 비중을 3분기보다 늘리고 LPDDR4의 비중도 확대해 D램 가격하락을 둔화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모바일용을 제외한 D램 수요둔화와 재고조정, 줄어든 환율효과 등으로 실적 감소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진성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DDR4, LPDDR4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가격 프리미엄이 급격히 축소되고 있다는 점도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 사업에서도 인텔과 중국 등 새로운 경쟁자들이 진입하면서 중장기적인 수익성 개선 전망이 불투명해진 것으로 우려됐다.
인텔은 최근 중국 다롄 공장을 3D 낸드플래시 생산시설로 전환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다.
여기에 웨스턴디지털도 낸드플래시 업계 4위인 샌디스크를 인수하며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중국 칭화유니그룹이 웨스턴디지털의 1대주주인 자회사를 이용해 낸드플래시 시장에 뛰어들 가능성도 커졌다.
박유악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인텔과 웨스턴디지털의 시장 진입으로 업체들 사이에서 3D 낸드플래시 경쟁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SK하이닉스도 낸드플래시 부문에서 수익성이 나빠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진성혜 연구원은 “그동안 4개 업체의 과점화된 구조를 이어오던 낸드플래시 시장이 인텔과 칭화유니그룹 등 신규 업체의 진입으로 과거 D램과 같은 경쟁 구조가 형성됐다”며 “이에 따른 실적 악화와 대규모 설비투자 집행이 필연적으로 뒤따를 것”이라고 점쳤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SK하이닉스에 대한 목표주가를 일제히 하향조정했다.
KDB대우증권 황준호 연구원은 목표주가를 기존 5만 원에서 4만5천 원으로, 메리츠종금증권 박유악 연구원은 5만5천 원에서 4만9천 원으로 하향조정했다.
유진투자증권 이정 연구원도 목표주가를 4만8천 원에서 4만 원으로 조정했고, 키움증권 김병기 연구원 역시 6만 원에서 4만5천 원으로 낮췄다. [비즈니스포스트 오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