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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10일 인도네시아 크라카타우포스코 생산 현장을 방문해 현지직원을 격려하고 있다. |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해외 사업장에 들러 현지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그는 취임 이후 ‘위대한 포스코’ 재건을 목표로 내세웠으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 현장경영을 강조해왔다. 그런 그가 해외출장에서까지 임직원과 스킨십을 늘리고 있다. 이번 해외출장은 포스코의 해외사업 개편을 염두에 둔 실사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포스코는 12일 권오준 회장이 인도네시아 태국 미얀마 등 동남아 3국 현장점검에 나섰다고 밝혔다. 권 회장은 9일 인도네시아 크라카타우포스코를 방문한 데 이어 10일 태국 타이녹스와 미얀마포스코를 방문했다.
권 회장은 9일 크라카타우포스코의 후판 및 슬래브 생산현장을 방문했다. 권 회장은 이 자리에서 인도네시아의 저원가 조업기술을 집중점검했으며 수익성 확보를 위해 고급 철강제품 등으로 제품군을 다양화할 것을 주문했다.
특히 권 회장은 현장점검을 끝낸 뒤 현지 기숙사를 방문해 임직원들로부터 애로사항을 직접 전해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 관계자는 “철강 본연의 경쟁력 회복을 강조하고 있는 권 회장이 생산현장을 자주 찾는 이유는 경쟁력 강화의 답이 현장에 있고 임직원의 적극적 동참이 있을 때 가능하다는 신념 때문”이라고 말했다.
권 회장은 태국과 미얀마에서도 임직원 독려에 나섰다. 그는 10일 타이녹스와 미얀마포스코를 연이어 방문해 현지 임직원들에게 위대한 포스코 재건에 힘써줄 것을 당부했다.
권 회장은 3월 14일 경북 포항제철소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작업복을 입고 나타나 임직원들에게 “현장에 답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를 방문했으며 포스코엠텍 포스코켐텍 포스코플랜텍 등 주요 계열사 사업장도 수시로 찾았다.
또 이달 2일 여성 임원들과 도시락 오찬을 함께 하며 여성 임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그는 이 자리에서 “여성 임원들이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데 특별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전문임원제도가 여성인력의 능력을 발휘하는 데 힘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권 회장은 여성 임원과 오찬을 시작으로 계층별 임직원들과 오찬을 함께 하며 CEO소통간담회를 지속적으로 진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권 회장은 국내 임직원 다독이기에 이어 이번 동남아 3국 출장에서도 임직원 대상 스킨십 경영을 펼치면서 포스코 철강 경쟁력 제고에 힘 쓰고 있다.
권 회장의 이번 해외출장이 해외사업 구조개편을 염두에 둔 실사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그가 방문한 3곳의 해외사업장들은 막대한 적자를 내면서 포스코 재무건정성 악화의 주범으로 지적되고 있는 곳이다.
인도네시아 크라카타우포스코는 2010년 포스코와 인도네시아 크라카타우스틸이 70%대 30%의 비율로 합작해 만든 동남아 최초 일관제철소다. 그러나 크라카타우포스코는 올해 1분기에만 750억 원의 순손실을 내면서 포스코 실적에 악영향을 끼쳤다.
타이녹스와 미얀마포스코의 상황도 녹록치 않다. 타이녹스는 2011년 포스코가 인수한 이후 3년 째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미얀마포스코는 2010년 이후 매년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겨우 적자를 면하고 있는 신세다.
특히 크라카타우포스코와 미얀마포스코는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사업인 탓에 두 해외사업장에 대한 개편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정 전 회장은 무리한 인수합병을 통해 포스코의 몸집을 불려왔다. 하지만 부실 계열사들이 속출하면서 포스코의 재무건전성은 급속히 악화됐다. 권 회장은 비핵심 부실 계열사를 통폐합하거나 정리하는 등 사업구조조정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가 조직 개편안을 검토중인 상황에서 권 회장이 유독 수익성이 저조한 해외법인을 선정해 방문했다는 것 자체가 다양한 의미를 내포한다”며 “직원들의 사기를 북돋아 주는 모습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조직개편에 앞서 직접 실사 차원에서 둘러보겠다는 의중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오는 16일 임시이사회에서 사업구조 개편안을 확정한다. 권 회장은 올해 1월부터 ‘포스코 혁신 추진반 1.0’ 태스크포스를 꾸려 비핵심 계열사 정리 등을 포함한 사업구조 조정안과 380여 개의 혁신 프로젝트 구상에 착수했다. 그 결실이 16일 발표되는 사업구조 개편안에 담긴다.
권 회장은 19일 취임 이후 처음으로 기업설명회에 나서 회사의 중장기 비전을 설명한다. 권 회장은 기업설명회에서 포스코 사업구조 개편안과 동부제철 인수 등 포스코의 주요 현안에 대해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