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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격호 총괄회장이 19일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과 건강검진을 위해 롯데호텔을 나서고 있다. <SDJ코퍼레이션> |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신동빈 회장과 멀리 거리를 두고 있다.
신 총괄회장은 롯데그룹에서 보낸 비서실장을 해임했다.
신 총괄회장이 앞으로 롯데그룹 주요 현안을 독자 결정하고 이를 관철하려고 할 경우 신동빈 회장은 난처한 상황에 빠질 수 있다.
신 총괄회장이 신동빈 회장의 측근으로 총괄회장 집무실에서 비서실장으로 근무하던 이일민 전무에게 19일 해임을 통보해 이 전무가 물러났다고 SDJ코퍼레이션이 20일 밝혔다.
신 총괄회장은 “이 전무는 그동안 비서실장으로서 역할을 성실히 수행해 왔다”면서도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이 전무가 비서실장의 역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해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신 총괄회장 집무실 비서실장에 대한 후임인사를 곧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일민 전무는 신동빈 회장의 측근으로 지난 8월 신 총괄회장의 비서실장으로 임명됐다. 당시만 해도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이 신동빈 회장의 승리로 귀결되는 모양새였다.
이 전무가 선임되면서 신 총괄회장을 24년 동안 보필한 김성회 비서실장 전무는 물러났다. 김 전무는 수년전부터 건강문제로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신 총괄회장이 만류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재계 관계자는 "신 총괄회장이 신동빈 회장 측 비서실장을 해임한 것은 총괄회장 집무실에 대한 관할을 놓고 신동주 전 부회장의 손을 들어준 셈"이라며 "향후 롯데그룹의 현안을 놓고 신 회장을 상대로 제동을 걸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은 그동안 신 총괄회장의 집무실을 손에 넣기 위해 갈등을 보여왔다.
신 전 부회장 측은 16일 오후 4시부터 신격호 총괄회장이 집무실로 쓰고 있는 롯데호텔 34층에 대한 직접 관리에 나섰다.
이에 맞서 롯데그룹은 20일 신동주 전 부회장이 설립한 SDJ코퍼레이션의 민유성 고문과 정혜원 상무 등 신 전 부회장의 측근들에게 신 총괄회장의 집무실에서 퇴거하라고 공식요구했다.
롯데그룹은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이 총괄회장 비서실과 집무실에 일방적으로 상주시킨 인력들은 롯데그룹 직원이 아닌 외부인이며 이들에 대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롯데그룹 측의 대응으로 볼 때 신 총괄회장의 비서실장 자리를 놓고도 서로 자기 사람을 앉히는 등 대립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롯데그룹은 신 총괄회장이 비서실장을 해임해도 이 전무의 현직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롯데그룹 고위 관계자는 “이 전무 해임통보는 정상적 인사발령으로 볼 수 없으므로 계속 근무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