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거래와 관련해 HDC현대산업개발을 아직 신뢰하고 있다며 직접 만나서 협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회장은 17일 열린 산업은행 현안 관련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상호신뢰”라며 “시장상황이 바뀌어도 서로 믿고 협의하면 많은 협의와 조정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회장은 HDC현대산업개발이 서면으로만 의견을 내놓고 있는 점을 놓고 답답함도 토로했다.
그는 “60년대 연애도 아니고 편지로 주고받을 게 아니라 만나서 협의하자”며 “HDC현대산업개발도 내가 어디 있는지 알고 있으니 언제든 찾아오면 된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HDC현대산업개발이 공문을 통해 제기한 신뢰성 등의 문제와 관련해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있다며 공문을 보내 놓았다.
이 회장은 “HDC현대산업개발이 보낸 공문에 대해 우리가 설명자료를 만들어서 다시 HDC현대산업개발에 송부했고 대답을 기다리고 있다”며 “(아시아나항공 관련) 세부자료를 우리가 그쪽에 안 줬을리가 없다”고 말했다.
최대현 산업은행 부행장도 “HDC현대산업개발에 대면 협상을 요구한 상태지만 회신을 받지 못했다”며 “최고경영자든 담당 임원이든 대면 협의에 응한다면 우리는 언제든 면담하고 협의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인수조건 변경 가능성을 놓고는 “협의가 진전되고 인수자가 인수를 확정한다면 나머지 제반조건을 놓고 코로나19 등을 충분히 감안해서 검토할 의사가 있다”면서도 “인수의지를 밝히지 않은 상태에서 기간만 연장하는 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무산될 가능성에도 준비하고 있다.
최 부행장은 “코로나19 사태로 거래가 지연되는 상황에서 우리도 나름 대비책을 마련할 수밖에 없다”며 “인수를 포기한다면 시장상황 등을 감안해 열어놓고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6월 말 러시아의 기업결합심사가 나오면 그로부터 일정 기간 (인수조건 조정을) 검토할 시간이 있다”며 “(아시아나항공 매각 성패와 관련해) 언론이 속단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