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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오른쪽)는 지난 7월 자오 옌 블루미지 바이오테크놀로지 대표와 중국합작법인 설립계약을 체결했다. |
국내 보톡스 시장점유율 1위는 국내 굴지의 제약회사나 다국적 제약회사가 아니다. 그 주인공은 바이오벤처기업으로 출발한 메디톡스다.
정현호 대표가 2000년 설립한 메디톡스는 국내 보톡스시장을 40% 정도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메디톡스의 보톡스는 일본과 태국 등에서도 점유율 1위에 올라있다.
그러나 국내 보톡스시장은 메디톡스의 성공을 보고 뛰어든 제약회사들과 다국적 제약사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메디톡스는 성형보충물인 필러사업에 뛰어들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려고 한다.
보톡스는 보툴리늄 톡신이라는 독소를 이용해 근육을 마비시켜 결과적으로 부피를 줄여준다. 반면 필러는 인체에 무해한 성분을 함몰된 부위에 주입해 되살려 준다.
정 대표는 해외사업 확장에 온힘을 쏟고 있다. 메디톡스가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하려면 프리미엄시장으로 꼽히는 미국과 유럽시장에 진출해야 한다.
정 대표가 보톡스와 필러의 해외공략 확대를 통해 메디톡스를 글로벌 바이오뷰티 전문기업의 반열에 올릴 수 있을까?
◆ 메디톡스의 과제, 해외공략 확대
9일 업계에 따르면 보톡스전문 바이오기업 메디톡스가 해외시장을 확대해 수출을 늘리고 있다.
메디톡스는 올해 대만과 중국에 법인을 설립한데 이어 최근 일본법인을 세우고 현지 영업망을 확대하고 있다.
메디톡스는 지난해 해외에서 4046만 달러의 매출을 냈다. 이는 2013년보다 223% 늘어난 것이다. 메디톡스는 지난해 매출 759억 원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냈다.
메디톡스는 아시아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메디톡스는 태국과 일본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보톡스 시술에 관심을 보이는 아시아 여성들이 증가하고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 보톡스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메디톡스는 국내 보톡스 1위 기업이다. 보톡스가 비급여 항목이라 정확한 파악이 어렵지만 메디톡스는 국내 보톡스시장에서 점유율 40%를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내 보톡스시장은 포화상태에 접어들었다.
메디톡스의 뒤를 이어 휴젤이 2009년부터, 대웅제약이 지난해부터 자체적으로 개발한 보톡스를 내놓았다.
국산 보톡스기업들은 치열한 가격경쟁을 통해 점유율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국내에서 국산 보톡스 점유율은 75%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된다.
국내에서 가격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질수록 보톡스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메디톡스 같은 경우는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시중에서 보톡스 시술 가격은 1회 3만 원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 때문에 메디톡스의 과제는 프리미엄시장으로 꼽히는 선진국에서 자리를 잡는 것이다.
세계 보톡스 시장의 80%는 미국과 유럽이 차지하고 있고 그 시장규모만 해도 2조4천억 원에 이른다.
정 대표는 지난 4월 이달의 무역인 시상식에서 “까다로운 규제로 진출이 어려운 미국과 유럽시장도 적극 공략해 메디톡스를 글로벌 바이오업체로 발돋움시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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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디톡스는 2009년1월16일 공모가 1만4천 원으로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
◆ '보톡스 전문가' 정현호의 뚝심
정현호 대표는 서울대 미생물학과를 나와 카이스트에서 생명공학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정 대표는 2000년 바이오 벤처기업 메디톡스를 설립했다.
메디톡스는 2004년 국내 최초이자 세계 4번째로 보톡스 제품개발에 성공했다.
정 대표는 보톡스를 내놓을 당시 “메디톡스를 세계 최대 신약개발 바이오회사인 암젠과 같은 ‘한국의 암젠’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메디톡스가 내놓은 보톡스는 글로벌 강자인 앨러간의 보톡스와 비슷한 성능에 앨러간의 보톡스보다 30% 정도 쌌다. 이 덕분에 메디톡스는 세계 60여개 나라에 수출할 수 있었다.
메디톡스는 국내 보톡스시장에서 2009년을 기점으로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당시 앨러간이 대웅제약과 판권계약을 해지하고 직접 한국에 진출하느라 영업력이 부족해졌던 시기였다 메디톡스는 이 기회를 충분히 활용했다.
메디톡스는 2013년 보톡스의 원조인 미국 엘러간과 3억9천만 달러 규모의 기술수출계약을 맺으면서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엘러간은 보톡스 제품의 원조회사이자 세계시장 점유율 1위의 회사지만 액상형 보톡스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이 부족했다.
메디톡스는 앨러간과 액상형 보톡스에 대해 기술수출계약을 맺었다. 메디톡스의 보톡스 기술이 세계에서 인정받은 셈이다.
◆ 메디톡스, 글로벌 바이오뷰티 기업으로 성장할까
메디톡스는 보톡스와 더불어 필러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필러는 주사기를 이용해 보충물을 넣어 꺼진 볼 등 특정 부위를 메우거나 도톰하게 해주는 시술이다. 필러는 가격이 3만 원까지 떨어진 보톡스보다 수익성이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메디톡스는 ‘뉴라미스’라는 필러 브랜드로 시장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뉴라미스는 올해 2분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국내 판매는 155%, 해외 수출은 772%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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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 |
배기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메디톡스는 보톡스에 필러를 같이 묶어 판매해 시너지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메디톡스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219억 원, 영업이익 140억 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36%, 영업이익은 48% 늘어났다.
메디톡스의 2분기 영업이익률은 64%에 이른다. 국내 대형 제약회사 가운데 영업 이익률이 가장 높은 녹십자의 11.2%보다 6배 정도 더 높다.
메디톡스가 지금과 같은 성장세를 보여준다면 올해 매출 1천억 원을 넘어서고 영업이익도 640억 원 가량을 낼 것으로 보인다. 메디톡스는 지난해 매출 759억 원, 영업이익 500억 원을 거뒀다.
메디톡스의 주가는 최근 40만 원이 넘는다. 메디톡스는 2009년 공모가 1만4천 원으로 코스닥에 상장했다. 6년 사이에 300배나 성장한 셈이다. 메디톡스의 시가총액은 2조3천억 원에 이른다.
김현태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보톡스와 필러 등 글로벌 안면성형시술시장은 2013년 25억 달러에서 2020년 54억 달러까지 확대될 전망”이라며 “메디톡스는 보톡스와 필러를 통한 실적상승이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