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너럴일렉트릭(GE)캐피탈이 보유하고 있는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 지분을 매각하는 작업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물론 현대자동차그룹이 가장 유력한 인수후보로 꼽힌다.
그런데 현대카드 지분의 경우 신세계그룹이나 중국 푸본그룹이 사들일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 GE캐피탈. 지분매각에 속도 낼까
5일 금융권에 따르면 GE캐피탈은 최근 현대카드로부터 중간배당금으로 1074억 원을 받았다. 현대카드는 5년 만에 2498억 원 규모의 중간배당을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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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태영 현대카드 겸 현대캐피탈 부회장. |
GE캐피탈은 자회사 ‘IGE USA인베스트먼트’를 통해 현대카드 지분 43%를 보유하고 있다. IGE USA인베스트먼트는 영국에 위치한 GE캐피탈의 투자자회사다.
GE캐피탈은 현대캐피탈 지분도 43.3% 보유하고 있다.
GE캐피탈은 이번 중간배당을 포함해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에서 최근 10년 동안 5940억 원의 배당수익을 올렸다.
GE캐피탈이 2004년과 2005년 두 회사의 지분매입에 쓴 1조2983억 원에서 50% 정도를 회수한 셈이다.
GE캐피탈이 앞으로 보유하고 있는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 지분 매각작업을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GE캐피탈은 2014년 말 현대자동차그룹과 맺었던 합작계약이 만료된 뒤 두 회사의 지분 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GE코리아 관계자는 “GE캐피탈이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 보유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에 대해 현재는 이야기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GE캐피탈의 모회사 제너럴일렉트릭(GE)이 금융자산 정리에 들어가면서 GE캐피탈도 매각작업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GE는 9월 말 자산운용부문 매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GE가 4월 GE캐피탈의 자산 대부분을 2년 안에 팔고 제조업에 집중하기로 결정한 것에 따른 조치다.
GE캐피탈도 9월 말에 현대카드 지분을 IGE USA인베스트먼트에 전액 양도했다. IGE USA인베스트먼트는 GE의 자산운용부문 매각절차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GE캐피탈이 보유한 현대카드 지분 향방 놓고 관심
현대차그룹은 GE캐피탈이 보유한 현대캐피탈 지분을 인수할 유력후보로 꼽힌다. 현대캐피탈은 현대차와 기아차 고객의 70% 이상에 할부금융 등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GE캐피탈이 보유한 현대카드 지분의 경우 제3의 투자자에 매각하는 방안이 더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36.96%), 기아차(11.45%), 현대커머셜(5.54%) 등 계열사를 통해 현대카드 지분 53.98%를 이미 보유해 경영권을 확보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현대캐피탈 지분에다가 현대카드 지분을 매입하는 데 1조5천억 원에서 2조 원 정도를 투입해야 하는 데 현대카드의 경우 이미 경영권을 쥐고 있어 막대한 자금 부담을 안고 굳이 지분을 매입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GE캐피탈이 현대카드 지분을 제3자에 매각할 경우 신세계그룹이 후보로 꼽힌다. 신세계그룹은 최근 간편결제시장에 진출하면서 금융과 유통의 시너지를 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대만 푸본그룹 등 중화계 자본도 현대카드 지분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푸본그룹은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현대라이프생명보험의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그런데 일각에서 현대자동차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현대카드 지분과 함께 GE캐피탈이 보유한 현대카드 지분을 묶어 현대카드의 경영권 매각을 추진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현대자동차그룹이 현대카드의 경영권을 쥐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투자자가 GE가 보유한 현대카드 지분을 사들일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현대카드는 최근 할부금융업 라이선스를 추가로 등록했다. 현대카드는 현대캐피탈과 사업이 중복되는 할부금융서비스를 그동안 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현대카드가 할부금융업 라이선스를 등록하면서 경영권 매각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는 추측이 나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현대카드 관계자는 “다른 카드사들이 할부금융업에 뛰어들면서 현대카드도 대응에 나선 것일 뿐”이라며 “GE캐피탈의 현대카드 지분매각에 대해 뚜렷하게 정해진 것이 아직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