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스공사가 해외사업에서 부진을 점차 개선해가고 있지만 야심차게 추진한 호주 프랠류드(Prelude)사업에서 생산 안정화가 난관에 부딪히고 있다.
더구나 코로나19 확산과 유가 하락으로 전체 해외자원 개발사업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커져 올해 가스공사가 해외사업에서 좋은 실적을 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5일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가스공사의 호주 프랠류드사업에서 부유식 액화천연가스(FLNG) 설비에 문제가 생겨 2월부터 가동이 중단되며 해외사업에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호주 프랠류드사업은 호주 북서부 바다 위에 플랜트시설을 띄워 해저에 묻힌 액화천연가스(LNG)를 채굴하는 사업이다. 채굴시설은 축구장 5배 규모로 지금까지 건설된 해양플랜트 가운데 세계 최대 규모다.
가스공사는 15억 달러를 투입해 미국 LNG개발업체 ‘쉘’이 진행하는 프랠류드사업 지분 10%를 취득했다.
가스공사는 2019년부터 호주 프랠류드사업의 상업운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앞으로 해마다 36만 톤의 액화천연가스를 확보해 국내 에너지 수급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뿐만 아니라 판매처를 모두 확보해 둬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바라봤다.
하지만 애초 기대했던 것과 달리 생산 개시가 늦어지며 2019년 6월에서야 상업생산에 들어갔다.
생산 개시가 지연되며 2019년 한 해 동안 가스공사는 호주 프랠류드사업에서만 영업손실 251억 원을 냈으며 올해 2월부터는 설비 안정 문제로 가동이 아예 중단되며 1분기에만 영업손실 250억 원을 봤다.
이에 따라 가스공사는 2020년 1분기에 해외사업부문 영업이익 535억 원을 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 감소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호주 프렐류드사업은 생산 설비 안정화가 필요해 2월부터 생산이 중단됐다”고 말했다.
호주 프랠류드사업은 7월에 재가동될 예정이지만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어 생산 재개시점이 이보다 더 늦어질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며 호주 프랠류드사업 외 다른 해외사업장 건설 작업이 멈췄다”며 “올해 해외사업의 실적은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에 따라 해외 생산시설 운영 및 건설이 중단되며 가스공사가 올해 해외사업에서 영업손실을 낼 수 있는 전망이 나온다.
가스공사의 IR자료에 따르면 가스공사가 2019년 한 해 동안 해외사업에서 거둬들인 영업이익은 2356억 원이다. 가스공사의 2019년 연간 영업이익 1조3345억 원 가운데 17%정도다.
더구나 유가 하락에 따라 자산가치가 감소하며 가스공사가 올해 전체 해외사업에서 손상차손을 낼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손상차손은 회사가 보유한 자산의 가치가 장부가액보다 떨어졌을 때 이를 장부상 손실로 반영하는 것을 의미한다. 영업과 관계가 없기 때문에 영업손실에는 반영되지 않지만 순손실에는 포함된다.
원민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4일 “국제유가 하락으로 가스공사가 2020년 2분기에 해외사업에서 실적이 악화하고 올해 말에 추가적으로 손상차손을 반영할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봤다.
채희봉 가스공사 사장은 가스공사의 미래 성장동력을 해외사업을 통해 찾아야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채 사장은 2020년 신년사에서 "친환경 에너지 신사업과 해외사업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