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익스프레스 매각이 조만간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동부익스프레스 매각은 최근 진행된 본입찰에서 현대백화점이 단독 입찰하면서 미궁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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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
30일 업계에서 현대백화점과 매각주체인 KTB 프라이빗에쿼티 측이 한동안 지지부진했던 매각 협상에서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KTB 측이 연내 매각을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양쪽은 현재 가격을 두고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이에 앞서 진행된 본입찰에서 4천~5천억 원 사이의 금액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KTB 측은 이 가격에 만족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KTB 고위 관계자는 동부익스프레스 본입찰이 마무리된 직후 중국으로 떠났다. 당시 출국 목적에 대해 정확히 밝히진 않았지만 중국 쪽 투자자를 찾기 위한 것으로 업계는 파악했다.
현대백화점은 단독 입찰한 만큼 급할 것 없다는 입장을 내보이고 있다.
현대백화점이 협상과정에서 가격을 더욱 낮출 수도 있다.
동부익스프레스 실사를 진행한 결과 동부그룹에 대한 내부거래 매출 의존도가 당초 알려진 것보다 높은 데다 동부인천항만이 정부의 최소수입보장에 근거해 수익을 내고 있다는 점에서 가격 하락요인이 많다는 것이다.
현대백화점이 인수를 아예 포기할 가능성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유통업과 직접적 시너지를 누리려면 택배사업이 필요한데 동부익스프레스는 택배사업을 KG그룹에 매각했기 때문이다.
업계는 현대백화점이 조금 더 유리한 입장에 놓인 만큼 현대백화점이 4천억 원대에 동부익스프레스를 인수하거나 매각이 유찰될 것으로 보고 있다.
KTB 측이 해외매각 가능성도 열어뒀지만 해외에서 만족할 만한 가격을 제시할 원매자가 나타날지 미지수다. 또 동부익스프레스가 보유한 항만 등이 사회간접자본이라 해외기업에 넘겨주는 것도 부담이 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매각을 연기하고 재입찰을 진행할 수도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기업가치가 더 떨어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동부익스프레스의 부분 매각설도 나오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예비입찰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가 본입찰에 참가하지 않았는데 여전히 동부익스프레스가 보유한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지분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현재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지분 48.29%를 보유하고 있다. 앞으로 서울고속버스터미널 부지 개발과 관련해 동부익스프레스가 보유한 지분 11.11%가 필요한 상황이다.
동부익스프레스는 KTB 프라이빗에쿼티와 큐캐피탈파트너스 컨소시엄이 설립한 특수목적회사인 디벡스홀딩스가 10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