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의 미래통합당 복당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5일 정치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홍 전 대표는 통합당의 당내 갈등을 놓고 목소리를 높이다가 통합당 내 인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서병수, 정진석, 조경태, 주호영, 권영세, 김기현, 이명수, 홍문표, 박진 등 통합당 내 9명의 4선 이상 중진들은 3일 서울 영등포구 한 식당에서 만찬을 하며 원내대표 경선, 당 쇄신방안 등을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홍 전 대표를 비롯해 권성동, 김태호, 윤상현 등 통합당에서 탈당 뒤 무소속 당선인의 복당 문제를 놓고는 다음에 다시 의논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 전 대표는 4·15총선에서 당의 험지 출마 요구에 불복해 탈당한 데다 통합당의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는 점에서 통합당이 바로 복당을 받아 주기에는 정치적 부담이 있다.
홍 전 대표가 이런 점을 고려해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당 지도부를 향해 거친 발언을 내뱉고 있다는 점은 복당 과정에서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그는 통합당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려다 무산되는 과정에서 “뜨내기들이 주인을 내쫓고 당의 주인 행세를 하는 모습에 기가 막힌다”라는 등 강도 높은 발언을 이어갔다.
이런 발언을 놓고 당내에서는 홍 전 대표를 향한 부정적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정진석 의원은 2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홍 전 대표가 생각 없이 쏟아내는 막말이 인내의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며 “공인으로서 최소한 금도조차 없는 그가 우리 당의 미래가 될 수 없다, 되어서는 안 되겠다, 그런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도 29일 “망설였던 말 한마디를 하겠다”며 “홍 전 대표는 당의 진로와 관련해 말하기에 앞서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사과와 이해를 구하는 것이 먼저”라고 말했다.
심재철 원내대표는 4월30일 사회관계망서비스에 “
홍준표 당선자는 무소속”이라며 “남의 당 일에 감 놔라 배 놔라 참견한 계제가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홍 전 대표는 통합당이 총선에서 참패한 데다 내홍이 길어지면서 복당을 결정할 당 지도부 구성이 미뤄지는데 조바심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3월17일 대구 수성구을 출마를 발표하며 “탈당이라고 해 봐야 불과 40일 남짓에 불과할 것”이라며 “당으로 돌아가 공천 과정에서 나타났던 잘못된 행태를 바로잡고 보수를 보수답게, 야당을 야당답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홍 전 대표가 3월19일 탈당한 만큼 그의 탈당 기간이 앞서 공언했던 기간을 이미 넘어섰다.
이준석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은 1일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홍 전 대표의 통합당 비판 발언과 관련해 “조급함 때문에 그런 이야기를 했던 것 같은데 그게 오히려 독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통합당의 지도부 구성이 장기간 표류하다 정리되는 과정에서 대선주자로서 설 자리가 없어질 가능성도 홍 전 대표를 조급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홍 전 대표는 김종인 비대위가 추진되는 과정에서 나온 ‘40대 기수론’을 놓고 “그런 논리면 앞으로 우리 당은 최소 24~25년 동안 대통령 될 사람이 없는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