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통합당 의원이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의 사퇴로 리더십 공백을 맞은 틈새를 파고 들어 자리를 잡을까?
통합당 내부에 당을 이끌 만한 경험과 인지도를 지닌 중량급 정치인을 찾아보기 힘든 만큼 대안부재론 속에서 당권을 쥐고 대선주자로 달려갈 것으로 보인다.
15일 오후 11시40분경 황 대표는 기자회견을 열어 제21대 국회의원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모든 당직에서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유 의원은 그동안 황 대표와 가장 뚜렷하게 대립각을 세워와 당권 도전에 힘이 실리게 됐다.
다만 유 의원이 이번 총선에 불출마해 21대 국회에선 원외인사가 되고 계파 의원들도 많지 않은 점은 한계로 꼽힌다.
홍준표, 김태호, 윤상현,
권성동 등 통합당에서 공천을 받지 못하고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4인의 중진 정치인들이 총선에서 당선돼 복당한다면 이들과 당권을 놓고 치열한 다툼을 벌여야 할 수도 있다.
유 의원은 선거기간 수도권과 약세지역에서 적극적으로 선거유세에 나서며 황 대표 등 당 지도부와 차별화한 모습을 보였다.
유 의원은 선거기간 “공천 과정에서 잘잘못이 있었던 부분에 관해서는 선거가 끝날 때까지 입 밖에 내지 않겠다”며 선거 결과에 따라 공천 실패의 책임을 묻겠다는 태도를 보여왔다.
통합 전 이끌었던 새로운보수당 출신 당직자들의 고용승계 문제와 관련해서도 선거 이후로 미뤘다.
황 대표의 ‘전 국민에 긴급재난지원금 50만 원씩 주자’는 발언을 놓고 유 의원은 “건전보수정당을 자임하는 미래통합당이 악성 포퓰리즘에 부화뇌동하다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고 정면으로 비판하는 모습을 보였다.
선거를 불과 일주일 정도 앞두고 나온 강도 높은 발언이라는 점에서 유 의원이 당 지도부와 확실히 선을 긋고 있다는 시선이 나왔다.
유 의원은 통합당이 ‘세월호 텐트 음란행위’ 발언을 한 차명진 후보에 뒤늦게 제명 결정을 내린 것과 관련해서도 “지도부의 판단이 너무 안이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황 대표의 지도력에 불만을 느꼈던 당내 세력들이 유 의원에게 힘을 실을 명분은 충분한 셈이다.
정치권에서는 유 의원이 이번 총선 패배의 책임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데다 건강한 보수 이미지를 지니고 있어 다음 당권 도전에 성공한다면 여세를 몰아 2022년 통합당 대선 후보까지 노릴 수 있다는 시선이 많다. [비즈니스포스트 홍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