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공기업들이 발전에 필요한 핵심설비들을 국산화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해외 의존도가 높은 발전 핵심설비들은 일본의 수출규제 이후 국산화 필요성이 더 절실해져 정부정책과 발맞추며 국산화에 시동을 걸었는데 점차 성과가 나오고 있다.
10일 공기업계에 따르면 한국서부발전, 한국동서발전, 한국중부발전, 한국남부발전, 한국남동발전 등 발전공기업은 일본의 수출규제 이후 핵심기술과 필수재료를 국내산으로 대체하기 위한 움직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부발전은 발전설비 제어시스템과 같이 발전기술 향상에 필요한 고난도 핵심기자재부터 각종 기기에 사용되는 소모성 부품까지 다양한 품목을 국산화하고 있다.
서부발전은 2030년 발전설비 국산화율을 9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우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힘쓰고 있다.
이를 위해 우선 2020년 발전설비 국산화 목표건수를 250건으로 세우고 1분기에만 184건의 국산화 대상 기자재를 선정했다.
올해 목표는 2019년에 229건의 기자재 국산화를 추진한 결과 성과에 기반한 것이다. 지난해 국산화한 기자재의 가치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119억5천만 원 규모라고 서부발전은 설명했다.
김병숙 서부발전 사장은 2018년 3월 취임한 뒤 외국에서 들여온 발전설비 기자재를 국산제품으로 바꾸는 일에 주력해 발전사 최초로 국산화 관련 전담부서 ‘국산화부’를 신설했다. 또 ‘중장기 국산화 로드맵’을 세우고 6500여 건의 국산화 대상품목을 선정했다.
김 사장은 “제조분야 강소기업들과 협력해 해외에서 도입하고 있는 기자재와 기술을 도전적으로 국산화 해 갈 것”이라며 “기술회사로서 서부발전의 가치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동서발전은 국내에서 개발된 발전설비와 기자재들을 실제 현장에서 쓰일 수 있도록 실증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 한국동서발전 당진화력본부에 설치된 소수력 발전설비 전경. <한국동서발전> |
동서발전은 9일부터 22일까지 14일 동안 당진화력발전소와 울산화력 발전소의 정비용 부품과 발전설비 핵심부품을 현장실증한 뒤 해당 부품을 구매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에 앞서 동서발전은 소수력발전기의 속도를 제어하고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국산화하는 개발에도 착수했다.
또 신재생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는 풍력발전의 부품도 개발하고 있다. 지금까지 대형 풍력발전기에는 유렵과 미국에서 수입한 기어박스가 장착됐다.
그동안 외국 제조사가 원천기술을 공개하지 않아 고장이 났을 때 정비시간이 장기간 소요되고 설비를 개선하기 어려웠지만 풍력발전부폼의 개발에 성공하면 이러한 어려움이 해소될 것으로 동서발전은 기대하고 있다.
중부발전도 핵심 발전설비를 국산화하기 위해 국내 기업들과 적극 협력하고 있다.
중부발전은 일본 수출규제에 대응해 이미 국산화된 부품의 구매를 늘리고 국산 부품의 테스트베드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실행하고 있다.
특수강 생산 전문업체인 세아창원특수강은 일본산 보일러 튜브 제품과 경쟁하기 위해 2011년 자체적으로 보일러 튜브를 개발했지만 실증을 하지 못해 발전사에 제품을 납품하지 못하는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에 중부발전은 세아창원특수강과 협력을 맺고 실증을 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를 제공해 발전 현장에서 국산 제품이 쓰일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남부발전과 남동발전도 일본 수출규제 이후 발전설비를 국산화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꾸준히 힘을 쏟고 있다.
남부발전은 지난해 9월 일본 수출규제 이후 수입 의존도가 높은 발전기자재를 국산화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태스크포스(TF)를 만들었다.
남동발전은 중소기업들이 자체 개발한 발전설비 제품을 실증할 수 있도록 지난해 10월 연구개발(R&D) 실증단지를 구축했다.
정부는 2019년 7월 일본의 핵심소재 수출규제 조치에 대응해 국내 부품과 소재, 장비의 국산화를 적극 지원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해마다 1조 원씩, 2021년부터 5년 동안 5조 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서부발전 관계자는 "앞으로도 기술개발 중요도가 높은 핵심설비 국산화에 힘써 고부가가치 기술을 확보하고 국산화를 통한 성장모델을 창출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