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투자자가 코스피에서 29거래일 연속으로 순매도 행진을 이어갔다.
외국인투자자는 국내 주식시장에 투입했던 자금을 3개월 연속으로 회수하고 있다.
외국인투자자의 매도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 여부가 결정될 때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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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피 지수가 상승했지만 외국인투자자의 순매도는 29거래일 동안 계속된 15일 서울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한 직원이 지나가고 있다. <뉴시스> |
외국인투자자는 15일 코스피에서 1163억 원을 순매도했다. 8월5일 매도세로 돌아선 뒤 이날까지 29거래일 연속으로 순매도를 한 것이다.
외국인투자자는 역대 두 번째로 긴 순매도세를 기록하고 있다. 외국인투자자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던 2008년 6월9일~7월23일에 33거래일 동안 순매도를 한 적이 있다.
외국인투자자는 코스피를 포함해 국내 주식시장에 투입했던 자금을 회수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투자자는 8월 국내 주식시장에서 3조9440억 원 규모의 상장주식을 순매도했다. 6월과 7월에 각각 3890억 원과 2조2610억 원을 순매도한 것에 이어 8월에도 주식을 대규모로 팔아치운 것이다.
영국과 룩셈부르크 등 유럽 투자자들은 8월 국내 주식시장에서 3조3078억 원을 회수했다. 미국 투자자들도 5675억 원을 순매도했다.
이에 따라 8월 기준으로 외국인투자자의 상장주식 보유량은 7월보다 25조430억 원 줄어든 405조5340억 원을 기록했다. 외국인투자자가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8.4%로 2년2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외국인투자자는 8월 국내 채권시장에서도 2160억 원 규모의 채권을 팔아치우며 3개월 연속으로 유출세를 보였다.
외국인투자자는 9월16~18일 동안 진행되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끝나기 전까지 계속 주식을 팔아치울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이 자리에서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이때가 지나면 대외적인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외국인투자자도 매도 규모를 줄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투자자가 단기간에 순매수로 전환하는 것이 어렵겠지만 매도하는 물량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며 “신흥국가에서 자금을 유출하는 흐름이 둔화된다면 2014년 12월처럼 매수세로 돌아설 가능성도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투자자의 극단적인 매도세는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충격이 이미 시장에 상당히 반영됐다는 것을 나타낸다”며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언제 기준금리를 인상하든 금융시장이 큰 타격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반면 외국인투자자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여부에 대한 결과가 나온 뒤에도 매도세를 유지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도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외국인투자자의 매도 규모는 정상적인 시장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범위의 한계치에 이르렀다”며 “지금은 해외시장의 투자심리가 어느 정도 안정되고 외국인투자자들의 순매수 전환을 직접 확인한 뒤 대응해야 할 때”라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