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남구을에서 당과 출마 지역구를 모두 바꾼 통합당 이언주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후보의 텃밭에 뿌리를 내릴 수 있을까?
이 후보가 전국적 인지도를 바탕으로 정부여당과 대립각을 세우며 '여전사' 이미지를 강조하는 데 맞서 박 후보는 20대 국회 임기 동안 중앙정치만큼이나 지역을 챙긴 일꾼이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 미래통합당 이언주 후보,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후보. |
54일 부산 정치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하고 정부여당과 대립각을 세우며 보수지지성향 유권자들의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이 후보는 3월29 페이스북에 "조국을 살리고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음모가 진행되는 것 같다"며 "이번에 민주당을 찍으면 조국 대통령 만들기를 돕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목소리를 내며 보수결집에 힘쓰고 있다.
소득주도성장정책 완화와 폐지, 해양문화 클러스터 조성 등도 공약으로 내놓으며 뛰고 있다.
그러나 아직 이 의원이 지지세는 기대 만큼 모이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3월31일 발표된 한국리서치와 입소스의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각각 박 후보 51.4% 이 후보 39.2%, 박 후보 51.2% 이 후보 37.2%로 모두 오차범위 밖에서 이 후보가 박 후보에게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후보가 당적을 4번이나 바꾸고 희망과 달리 남구을에 공천된 점이 보수층을 결집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시선도 나오고 있다.
이 후보는 20대 국회 임기에서만 민주당, 국민의당, 미래를향한전진4.0 등 3번 당적을 바꿔 통합당에 자리를 잡았다.
민주당 박 후보는 재선에 도전하는데 지역일꾼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의원 임기 동안 10만 매 가량의 명함을 썼을 정도로 유권자들과 직접 소통하며 생활형 민원을 해결하는 방식으로 바닥 민심을 다진 것으로 알려졌다.
박 후보가 20대 총선에서 공약으로 걸었던 오륙도선이 3월26일 부산 8번째 도시철도망계획에 공식 포함된 점도 지역일꾼론에 힘을 보탤 것으로 전망된다.
박 후보는 17대 총선부터 부산 남구을에서 지역기반을 닦아 12년 만에 3전4기에 성공했는데 김영삼 대통령비서실 인사재무비서관, 노무현 대선캠프 조직특보, 노무현 대통령비서실 정무비서관 등을 거치며 '원조친노'로도 불렸다.
부산 남구을은 박 후보가 20대에 당선되기 전까지 보수정당 후보가 당선돼 보수세가 강한 지역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21대 총선에서 대연1동, 대연3동 등 젊은층이 많은 곳이 선거구에 포함되면서 진보정당을 지지하는 성향이 강화됐을 것으로 보는 이들도 있다.
부산 남구을에는 국가혁명배당금당 조호근 후보도 후보등록을 마쳤다.
31일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 올라온 한국리서치 여론조사는 KBS 의뢰로 3월29일과 30일 이틀 동안 부산 남구을에 사는 만18세 이상 남녀 500명의 응답을 받아 이뤄졌다. 응답률은 16.8%,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다.
31일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 올라온 입소스 여론조사는 SBS 의뢰로 28일부터 30일까지 사흘 동안 부산 남구을에 사는 만18세 이상 남녀 500명의 응답을 받아 이뤄졌다. 응답률은 15.5%,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다.
여론조사와 관련해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