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포천시·가평군에서 ROTC(학생중앙군사학교) 출신으로 4성 장군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이철휘 후보와 육군3사관학교 출신인 미래통합당 최춘식 후보가 맞붙는다.
안보에 관심이 큰 지역인 만큼 민주당과 통합당 모두 직업군인 경험을 지닌 인물을 공천했는데 두 후보 모두 논란거리를 극복해야 한다.
▲ 더불어민주당 이철휘 후보(왼쪽), 미래통합당 최춘식 후보. |
1일 경기 정치권에 다르면 포천·가평은 접경지역 특성상 전통적으로 보수성향이 강한 곳으로 꼽히지만 최근 보수 지지세가 다소 약해져 민주당과 통합당 후보가 팽팽하게 맞서는 것으로 파악된다.
여론 조사기관 알앤써치가 포천·가평의 국회의원 후보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민주당 이철휘 후보는 34.7%, 통합당 최춘식 후보는 39.9%의 지지를 받았다.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이 31.8%, 통합당이 36.4%였다.
지지하는 국회의원 후보나 정당 모두 오차범위(±4.3%포인트) 안에서 접전을 펼치는 양상으로 2016년 20대 총선에서 통합당 전신인 새누리당 김영우 후보에게 62.2%의 표를 몰아줬던 것과 비교하면 민주당 지지세가 꽤 높아진 셈이다.
직업군인의 경력으로보면 이 후보가 대장 보직인 제2작전사령관을 지내 대위를 끝으로 군생활을 마감한 최 후보를 압도한다.
이 후보는 ROTC 출신으로 드물게 대장까지 진급한 드문 사례로 꼽힌다. 2009년 제2작전사령관에 내정됐을 당시 그에 앞서 대장에 오른 ROTC 출신은 4명뿐이었다.
최 후보는 육군3사관학교 출신인데 현역군인으로 9년 동안 복무하고 대위로 전역한 뒤 18년 동안 예비군 지휘관으로 일했다. 군 경력만 보면 4성 장군인 이 후보에 못 미치지만 포천·가평 지역에서 군의원과 도의원을 차근차근 거친 만큼 지역 정치권에서 존재감이 크다.
접전 양상을 보이는 포천·가평에서 두 후보는 각각 논란거리를 안고 있어 이를 잠재우는 것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정체성'과 관련해 일부 민주당 지지자들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통합당 전신인 새누리당과 자유한국당에서 활동한 전력을이 있기 때문이다. 2016년 20대 총선 때 포천·가평에서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나왔지만 김영우 의원에게 밀려 꿈을 접었다.
그 뒤 2018년에 민주당에 입당해 포천·가평 민주당 지역위원장을 맡았다. 당시 자유한국당원으로 있던 다수의 지지자들과 함께 민주당에 입당해 민주당의 외연을 넓히는 데 기여했지만 그의 '변신'을 놓고 아직도 민주당 내에서 비판하는 목소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는 황교안 통합당 대표와도 친분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2작전사령부의 본부는 대구 수성구에 있는데 그가 제2작전사령관으로 있을 때 황 대표는 대구고등검찰청장으로 일했다.
이 후보와 황 대표 모두 독실한 개신교 신자여서 ‘대구 기독 CEO클럽’이란 개신교 친교 모임에 함께 참여했는데 두 사람은 대구를 떠난 뒤에도 친분을 이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최 후보는 선거운동을 하며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현수막과 사회관계망 서비스(SNS) 등에 ‘소상공인회장’ 경력을 적었는데 이게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다.
최 후보는 ‘자유한국당 소상공인 살리기 경제특별위원회 조직분과 경기도 포천시 회장’을 지낸 적이 있는데 이를 소상공인으로 기재했다.
3월30일 경기도선거관위원회는 최 후보의 홍보물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에 해당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경찰도 최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놓고 수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박빙 승부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총선을 코앞에 두고 나온 악재라 최 후보는 선거에 미칠 악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이 후보 측은 “공직선거법 위반이 분명한 만큼 최 후보는 중도사퇴해야 한다”며 공세에 나섰다.
알앤써치 여론조사는 경인일보 의뢰로 3월22일~23일 이틀 동안 포천·가평 선거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519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4.3%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s://www.nesdc.go.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