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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갑한 현대차 사장이 지난 7일 중단된 임금과 단체협상 교섭 재개를 요구하기 위해 노조 사무실로 향하고 있다. |
윤갑한 현대자동차 사장이 올해는 현대차 노조의 파업을 막을 수 있을까?
현대차 노조가 올해도 파업을 벌일 경우 4년 연속 파업하게 된다.
현대차는 최근 5년 만에 신형 아반떼를 출시하는 등 자동차 판매량을 늘리며 부진에서 탈출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윤 사장이 파업을 꼭 막아야 하는 이유다.
현대차 노사는 10일 오후 울산공장 아반떼룸에서 윤갑한 사장과 이경훈 노조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임금과 단체협상 23차 교섭을 진행했다. 22차 교섭이 결렬된 뒤 14일 만이다.
이경훈 현대차 노조위원장은 교섭 전 “언론과 관계기관에서 많은 논란이 있었다”며 “접점을 찾는 교섭이 진행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23차 교섭에서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노사는 추석 전 임단협 타결을 위해 집중교섭을 진행하기로 했다.
노조는 회사에 진전된 일괄제시안을 내놓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회사가 내놓은 일괄제시안이 노조의 기대에 못 미칠 경우 파업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노조는 교섭재개와 별도로 파업에 들어가기 위한 준비를 다 끝냈다.
노조는 9일 전체 조합원 4만8천여 명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해 투표인원 대비 78%의 찬성으로 파업을 가결했다.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진행 중인 쟁의조정에서 조정중지 결정이 내려지면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다.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면 신형 아반떼의 초반 흥행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출시 초반 수요가 높은 상황에서 파업을 벌이면 생산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윤 사장은 지난 7일 노조 사무실을 방문해 교섭재개를 요청한 데 이어 지난 8일 사내 담화문을 통해 “현실을 외면한 파업으로 우리가 얻을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이 8월 임금피크제 도입 계획을 일방적으로 발표하면서 노조의 반발이 매우 큰 상황이다. 올해 초 법원이 통상임금 관련 소송에서 현대차의 손을 들어준 만큼 통상임금 범위확대도 강경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조합원 사이에서 형성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진행된 교섭에서도 윤 사장이 임금피크제에 대한 운을 띄우자 노조는 “일방적 임금피크제는 절대 안 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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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갑한 현대차 사장. |
현대차 노사는 그동안 따로 논의해 왔던 통상임금 문제를 임단협 교섭에서 함께 다루기로 했다.
통상임금 문제와 임단협 모두 조합원들에게 중요한 사안인 만큼 절차상의 문제도 보완하고 합법적 쟁의절차를 진행하기 위해서다.
이경훈 노조위원장은 2009년부터 3년 동안 현대차 노조의 무파업을 이끌었다. 이 때문에 '온건 실용주의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올해 임단협을 끝으로 현 노조 지도부의 임기가 끝나는 점도 노조의 강경대응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보통 임기종료를 앞두고 조합원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노조가 다른 해보다 강하게 대처하는 경우가 많다.
업계와 노동계의 시선이 모두 현대차 노조를 향해 쏠려 있다는 점도 파업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통상임금과 임금피크제 등 현재 노동계의 현안에 대해 최대 단일노조인 현대차 노조가 강하게 대처하지 못할 경우 노동계 내부에서도 비판이 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