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이 태양광제품 생산라인을 고효율제품 생산라인으로 전환하는 작업의 마지막 단계를 밟고 있다.
태양광시장이 고효율제품 중심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한화솔루션의 선진시장 집중전략도 효과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 김희철 한화솔루션 큐셀부문 대표이사 사장. |
26일 한화솔루션에 따르면 최근 말레이시아 법인의 태양광모듈 생산라인을 다결정제품 생산라인에서 단결정제품 생산라인으로 전환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말레이시아 법인의 라인 전환은 4개국 생산라인 전환의 마지막 단계로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라인 효율화를 통한 생산량 확대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솔루션은 한국, 중국, 미국, 말레이시아에서 태양광모듈 생산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기존에는 다결정모듈과 단결정모듈의 생산비율이 8:2 수준이었으나 말레이시아를 제외한 나머지 3개 나라의 공장은 2019년 말 이미 단결정모듈로 생산라인 전환을 마쳤다.
태양광제품은 원재료 폴리실리콘의 결정 개수에 따라 다결정과 단결정으로 나뉜다.
다결정제품은 전력 변환효율이 낮지만 생산단가가 저렴해 가격도 싸다. 단결정제품은 생산단가가 높아 가격도 비싸지만 전력 변환효율이 높다.
말레이시아 법인의 라인 전환이 마무리되면 한화솔루션은 완전히 단결정 태양광모듈만을 생산하게 된다.
한화솔루션은 라인 전환과 함께 효율화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모든 작업이 끝나면 한화솔루션의 태양광모듈 생산능력은 10.7GW에서 11.3GW로 확대된다.
한화솔루션은 고효율 태양광시장에 집중한다는 사업전략을 세우고 있는데 올해부터 전략의 효과가 극대화한다는 뜻이다.
시장흐름도 한화솔루션에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태양광시장에서 단결정 태양광제품의 설치량이 사상 처음으로 다결정제품 설치량을 앞선 것으로 집계됐다.
강정화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단결정제품의 설치비중이 2020년 68%, 2021년 74%로 계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글로벌 태양광시장이 선진국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진국 태양광시장은 대규모 발전소가 아닌 소규모의 주택용 태양광이나 상업용 태양광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좁은 공간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고효율 단결정제품의 선호도가 높다.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BNEF)는 올해 글로벌 태양광 설치량을 150GW로 예측했다. 지난해 추정 설치량보다 25GW(20%) 늘어나는 것이다.
이 가운데 미국에서만 2~7GW의 설치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에서도 독일과 스페인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태양광 설치 수요가 4GW 안팎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솔루션이 다결정제품을 버리고 단결정제품의 생산에 집중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중국의 태양광모듈 제조사인 진코솔라(Jinko Solar)와 론지(Longi)가 제품 생산량은 한화솔루션을 앞선다. 그러나 이들은 다결정 모듈을 앞세워 중국과 베트남 등 신흥 태양광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이들과 집중하는 시장이 다른 만큼 경쟁할 여지도 크지 않다. 한화솔루션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모듈 판매량인 8.2GW 가운데 절반가량을 미국과 유럽에 팔았다.
한화솔루션은 미국 주택용 태양광시장과 유럽 태양광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고수하고 있는 태양광 선진시장의 강자다. 특히 유럽에서는 2014년부터 7년째 점유율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이들 선진시장에서 맞춤형 제품들을 출시하는 등 시장 점유율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현재 한화솔루션이 생산하는 최대출력의 모듈 큐피크듀오(Q.PEAK DUO)에 태양광 저장시스템을 결합한 주택용 태양광 솔루션 ‘큐홈(Q.HOME)’과 상업용 태양광 솔루션 ‘큐플랫(Q.FLAT)’이 대표적이다.
이런 선진시장 집중전략은 한화솔루션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화솔루션은 2020년 영업이익 5180억 원을 내 2019년보다 37%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기존 주력사업이었던 케미칼부문의 영업이익이 1750억 원에서 1640억 원으로 줄지만 큐셀(태양광)부문은 영업이익이 2240억 원에서 3190억 원으로 42.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