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이 대한축구협회장 자격으로 방북을 추진하고 있다.
정 회장이 남북축구 교류의 물꼬를 틀지 주목된다. 정 회장은 19일부터 21일까지 평양을 방문하기 위해 통일부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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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왼쪽)이 8월10일 대한민국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 울리슈틸리케(오른쪽) 감독과 함께 중국 우한축구센터에서 열린 2015 EAFF 동아시안컵을 마치고 입국하고 있다. <뉴시스> |
정 회장이 대한축구협회장 자격으로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집행위원회에 참석하기 위한 것이다.
정 회장은 정부승인을 받으면 이 기간 동안 평양에서 북한축구협회 관계자들과 만나 남북축구 교류에 관해 논의한다.
대한축구협회는 “정 회장이 EAFF 집행위원회와 별도로 북한축구협회와 남북 축구 교류도 논의할 예정”이라며 “이번 협상이 남북 축구 교류의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 회장의 평양 방문이 성사되면 대한축구협회장의 방북은 2000년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 이후 15년만이다.
축구계는 정 회장의 방문을 계기로 남북간 친선경기의 재개를 기대한다.
남한과 북한은 1990년 10월 평양과 서울에서 친선경기를 연 뒤 ‘통일축구’라는 명칭으로 2005년 8월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8.15축전 남북통일축구경기’를 치른 적 있다.
하지만 그뒤 중단돼 10년이 지나도록 친선경기가 열리지 않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문화체육관광부와 광복 70주년 기념사업으로 남북축구 교류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해왔다.
특히 올해가 광복 70주년인 데다 남북간 화해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축구계에도 남북교류 바람이 불 것으로 전망된다.
통일축구 성사를 위한 남북간 논의는 상당히 진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통일축구 개최 일정 등 구체적인 사안에서 합의를 이끄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이 남북 친선경기 재개에 합의를 이끌어낼 경우 10월이나 11월 중 여자와 유소년 축구경기가 열릴 가능성이 높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여자축구는 북한이 강한 편”이라며 “여자 성인과 유소년 대표팀 경기가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축구협회는 2017년 한국에서 열리는 U-20월드컵을 대비해 U-18 남자대표팀 경기를 여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정 회장은 프로축구연맹 총재직을 거쳐 2013년 대한축구협회 회장으로 당선됐다. 그는 정몽준 전 회장의 바통을 넘겨받아 한국의 축구외교에 보폭을 넓히고 있다.
정 회장은 8월17일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 FIFA회장 출마지지’라는 제목의 선언문을 발표하며 적극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