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증시 하락에 대응해 내놓은 대규모 양적 완화조치가 오히려 투자자 불안감을 더 키우며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외국언론이 바라봤다.
미국 증시가 바닥 수준에 이르려면 아직 멀었다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경제전문지 포천은 17일 "미국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가 하루에 역대 가장 큰 하락폭을 보이며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공황을 막을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보도했다.
16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2.93% 떨어져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도 각각 11.98%, 12.32% 하락하며 거래를 마쳤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0%~0.25%로 낮추는 파격적 인하조치를 내놓고 7천억 달러의 대규모 양적 완화조치로 증시 안정을 노렸지만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포천은 "미국 정부의 노력이 오히려 악영향을 미쳤다는 시각도 나온다"며 "지금 시점에서는 경제상황이 생각하던 것보다 더 심각하다는 의미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연방준비제도가 경제상황 악화에 대응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다 꺼내놓은 상황에서 증시 바닥을 아직 가늠하기 어려워 불안감이 더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증권사 골드만삭스는 포천을 통해 증시 바닥 수준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진단을 내놓았다.
미국 금리 인하 등 공격적 조치에도 주식시장이 안정화되는 모습을 찾기 어려워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악영향이 증시에 고스란히 반영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증권사 JP모건도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할 수 있는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실효성은 크지 않다"며 "증시 움직임과 미국정부의 노력이 사실상 연결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바라봤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증시의 흐름을 긴밀하게 따라 주식을 매매하는 개인투자자보다 시장 변동성에 반응해 매매하는 컴퓨터 기반 투자자가 늘어난 점도 증시 하락에 힘을 보탰다고 분석했다.
컴퓨터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한 투자자들은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 리스크 관리를 위해 자동적으로 주식을 매도하는 일이 많기 때문에 증시 하락의 방향성을 더 뚜렷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미국 정부의 공격적 증시부양 노력도 크게 반영되지 않을 수밖에 없다.
다만 포천은 "증시 바닥은 아직 멀었지만 점차 다가오고 있다"며 "올해 말까지는 증시가 현재 수준과 비교해 크게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