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 서대문구을에서 미래통합당 송주범 전 서울시의원을 상대로 재선에 도전한다.
서대문을은 6선의 고 김상현 의원의 텃밭인데 그의 아들인 김 의원은 20대 총선에서 3전4기 끝에 당선된 만큼 탄탄한 지역기반이 재산이다.
▲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왼쪽)과 송주범 전 서울시의원. |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의원이 인지도에서 앞서지만 송 전 시의원도 서대문을 3선 출신인 정두언 전 의원의 보좌관을 지내 지역에 밝은 만큼 승부를 섣불리 예측하기 어렵다.
김 의원은 '서대문 토박이'라는 점을 내세워 지역민들의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서대문에서 4번의 선거를 치렀고 아버지인 고 김상현 의원이 서대문갑과 서대문을을 넘나들며 5차례 선거를 치른 것 까지 합하면 부자가 36년 동안 지낸 곳이기 때문이다.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서대문을을 대상으로 추가공모까지 했음에도 경선 도전자가 없을 정도로 김 의원의 지역기반은 공고한 편이다.
김 의원은 서대문을의 대표적 현안인 강북횡단선과 서부경전철 착공을 마무리하겠다는 것을 핵심공약으로 내세웠다.
김 의원측 관계자는 16일 "김 의원이 추진해왔던 강북횡단선 착공계획이 서울시장 면담을 거쳐 국토교통부 민자 적격성 조사단계에 있다"며 "서부선 역시 상반기 적격성 조사결과가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최근 코로나19로 대면 선거운동이 힘들어진 만큼 지역구 곳곳을 직접 돌며 찍은 홍보동영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리며 주민들과의 '사이버 만남'을 확대하고 있다.
김 의원은 17대 총선에서 서대문갑에 처음 출마했으나 낙선했고 이후 지역구를 바꿔 출마한 서대문을 18, 19대 선거에서 모두 정두언 전 의원에게 패배했다.
그 뒤 20대 총선에서 48.9%의 득표율로 39.89%의 정 전 의원을 눌렀다.
통합당 송 전 시의원은 '정두언의 후계자'를 자처하고 나섰다.
김 의원에 비해 인지도가 떨어지는 만큼 이곳에서 3선을 한 정 의원의 '후광'을 적극 활용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정 전 의원은 서대문을 유권자의 강력한 지지를 등에 업고 17, 18, 19대 총선에 출마해 내리 당선됐다. 이명박 서울시장 시절 정 전 의원이 정무부시장을 역임하며 북가좌동의 가재울 뉴타운 지구 선정에 힘을 썼던 점 등이 높은 지지세의 원인으로 꼽힌다.
송 전 시의원은 2월2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정 전 의원이 정치 은퇴를 하며 마무리하지 못한 지역사업을 부탁했다"며 정 전 의원의 계승자임을 자처했다.
정두언 전 의원의 보좌관 출신으로 제7대 서울시 의원을 지내기도 한 만큼 김 의원 못지 않게 지역사정에 밝다는 점도 강조한다. 특히 서대문을 주요 현안인 지하철 착공과 관련해 전문성을 부각하고 있다.
송 전 시의원측 관계자는 16일 "송 전 시의원은 시의원 시절 서부경전철을 유치했고 포스코건설 재직 때 경전철사업을 담당했다"며 강북횡단선과 서부경전철 조기착공의 적임자임을 내세웠다.
송 전 시의원은 LG디스플레이 경영지원그룹 상임고문과 포스코건설 인프라사업부 자문역으로 활동해 실물경제에 밝다는 점도 알리고 있다.
통합당은 서대문을을 '서울 험지'로 규정하고 유승민 의원의 전략공천을 추진했지만 유 의원이 불출마를 선택하면서 경선을 거쳐 3일 송 전 시의원의 공천을 확정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