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위원장은 2017년부터 송도구에 지역사무실을 내고 일찌감치 선거기반을 다져왔지만 전통적으로 보수 지지세가 강한 지역인 데다 당 지지율이 정의당의 3배 수준인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거대 양당 후보의 벽을 넘어야 한다.
▲ 이정미 정의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왼쪽부터)과 정일영 전 인천공항공사 사장, 민경욱 미래통합당 의원, 민현주 전 새누리당 의원.
15일 정치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연수구을은 1996년 제15대 총선부터 제20대 총선까지 24년 동안 보수정당 후보들이 당선돼 온 보수텃밭이지만 최근 송도국제도시에 젊은층의 유입이 늘어난 만큼 이번 총선에서 격전지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 위원장은 양당구도 타파의 당위성과 청년 여성들을 위한 맞춤 입법, 지역현안 해결 등을 내세워 유권자들의 표심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이 위원장은 1월28일 국회 정론관에서 연 출마 기자회견에서도 양당구도 타파를 내걸었다. 이 위원장은 “양당에 의해 독점된 인천 정치는 어떠한 혁신도, 어떠한 도약도 기대하기 어려웠다”며 “양당 기득권을 깨고 민생정치의 시대를 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수구에 사는 ‘82년생 김지영의 삶’을 바꿀 것”이라며 “산모의 출산휴가를 기존 석 달에서 넉 달로 늘리는 것 등을 뼈대로 한 ‘슈퍼우먼방지법’으로 독박육아를 끝내고 성평등 돌봄을 실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천과 경기동부권을 잇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B)의 빠른 개통과 수도권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조기완공 등을 공약으로 내걸기도 했다.
이 위원장이 비례대표 초선의원이나 정의당 당 대표를 지내며 쌓은 인지도와 여성 친화적 정책을 펼치겠다는 공약은 연수구을에 늘어난 젊은 유권자들의 지지를 이끌어 내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민주당과 통합당 두 거대 정당의 후보자들의 벽은 생각보다 높은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정의당은 정당 지지도에서 민주당과 통합당에 크게 밀린다.
경기일보가 여론 조사기관인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지난해말 실시한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인천광역시 정당지지도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연수구가 포함된 남동·연수·미추홀 지역의 정의당 정당 지지율은 9.4%로 민주당(37.2%), 통합당의 전신인 자유한국당(27.9%)과 정당 지지율 격차가 크다.
정 전 사장은 교통안전공단 이사장, 국토해양부 교통정책실 실장 등 도로·교통 전문가로써의 경륜과 여당 후보임을 앞세워 지역 현안 해결의 적임자라는 점을 강조한다.
정 전 사장은 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블로그를 통해서 “실무책임을 맡았던 정일영과 GTX를 추진하려는 문재인 정부가 만난다면 GTX-B는 더욱 빠르게 우리 곁으로 다가올 수 있다”며 “말로만 요청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GTX를 담당했던 책임자만이 조기착공을 이뤄낼 수 있다”고 말했다.
15일 현재 본선 후보자를 정하지 못했지만 통합당 후보로 본선에 오를 가능성이 있는 인물들의 면면도 만만하지 않다.
당초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는 민현주 전 의원을 연수구을에 단수 공천했었으나 12일 민경욱 의원과 민현주 전 의원의 경선을 통해 후보를 결정하기로 재의결했다.
민경욱 의원은 연수구을 현역의원이라는 점뿐만 아니라 KBS 보도국 문화부장, 박근혜 전 대통령 재임 시절 대통령비서실 홍보수석실 대변인, 자유한국당 대변인 등을 거치며 '박근혜의 입'으로 알려져 지역구 내 인지도가 높다.
민현주 전 의원은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 등을 역임한 여성문제 전문가로 제19대 국회에서 임신기간에 근로시간 단축과 아빠의 달 도입을 담은 근로기준법, 남녀고용평등과 관련된 법률 등의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2019년 12월31일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 올라온 조원씨앤아이의 여론조사는 같은 해 12월28일부터 12월30일까지 3일 동안 인천광역시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의 남녀 80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전체 응답률은 4.6%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5%포인트다.
이 여론조사와 관련한 상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s://www.nesdc.go.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안대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