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한솔 기자 limhs@businesspost.co.kr2020-03-08 13:5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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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최대 경쟁기업인 애플의 본고장 미국에서 애플과 스마트폰사업 격차를 좁힐 기회를 잡았다.
애플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제품 공급부족 문제를 겪고 있는데다 5G스마트폰 출시일도 늦어질 것으로 예상돼 2020년형 5G스마트폰을 갓 출시한 삼성전자의 수혜가 예상된다.
▲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사장.
8일 외국언론의 보도를 종합하면 최근 애플의 아이폰 공급부족 문제가 미국에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IT매체 폰아레나 및 미국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뉴욕과 같은 미국 거대 도시의 매장에서도 아이폰11, 아이폰11프로 등 2019년형 아이폰 모델 재고가 점차 소진되고 있다. 일부 매장에서는 최소 2주 동안 애플 제품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로 대만 폭스콘 등 애플 위탁생산(ODM)기업들이 중국 공장을 운영하는 데 차질을 빚은 때문으로 파악됐다.
반면 삼성전자는 중국 내 코로나19에도 상대적으로 타격을 덜 받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애플과 달리 베트남과 인도 등에서 대부분의 스마트폰을 위탁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로이터는 삼성전자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공급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국내에서 생산되는 스마트폰 일부 물량도 베트남으로 옮긴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세계에 최신 5G스마트폰 ‘갤럭시S20’ 시리즈를 내놓은 만큼 경쟁기업인 애플의 공급부족 문제로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그동안 애플에 크게 밀렸던 미국 스마트폰시장에서 격차를 좁힐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 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19년 4분기 기준 미국 스마트폰시장에서 삼성전자 점유율은 20% 수준이었다. 49%를 차지한 애플과 비교해 2배 이상 차이를 보였다.
하지만 아이폰 부족현상이 이어지면 고객들이 최신 사양을 갖춘 삼성전자의 제품으로 눈을 돌릴 수도 있다. 게다가 최근 미국에서 5G통신이 확산하고 있어 5G스마트폰을 원하는 사람은 언제 출시될지 모를 애플 5G아이폰 대신 삼성전자 갤럭시S20 시리즈를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 블룸버그는 뱅크오브아메리카를 인용해 “애플이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가을 출시가 예정됐던 5G아이폰을 1개월가량 늦게 내놓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당초 삼성전자 등 경쟁사보다 1년 정도 늦었던 5G아이폰 출시일이 뒤로 더 밀리게 되는 셈이다.
2019년 미국 5G스마트폰 점유율 74%가량을 점유해 시장을 선점한 삼성전자가 올해에도 미국 5G스마트폰시장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전망되는 이유다.
다만 갤럭시S20 시리즈의 다소 비싼 가격이 흥행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갤럭시S20 시리즈 출고가는 ‘갤럭시S20’ 999달러, ‘갤럭시S20+(플러스)’ 1199달러, ‘갤럭시S20울트라’ 1399달러 등으로 매겨졌다. 이전 세대 프리미엄 라인업이었던 ‘갤럭시S10’ 시리즈보다 가격이 대폭 올랐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트레이드인(보상판매)’을 바탕으로 공격적 마케팅을 펼쳐 소비자들의 부담을 해소하고 있다.
▲ 삼성전자가 '갤럭시S20' 시리즈를 구매하는 '아이폰11' 보유자에게 600달러 할인을 제공하고 있다. <삼성전자 미국법인 홈페이지>
삼성전자는 6일 미국 온라인 및 오프라인 매장에서 갤럭시S20 시리즈를 출시하고 3월 말까지 보상판매를 시행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애플, 구글 스마트폰 사용자가 갤럭시S20 시리즈로 기기를 교체하면 보유한 기종에 따라 최대 700달러에 이르는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대부분의 스마트폰이 교체를 통해 구입되는 만큼 소비자는 정식 출고가와 비교해 훨씬 낮은 가격으로 신제품을 손에 넣게 되는 것이다.
현지언론에서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교체를 원하는 사람에겐 지금이 적기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포브스는 갤럭시S20울트라 리뷰를 통해 “프리미엄 아이폰을 새 스마트폰으로 바꾸려고 생각했다면 지금이 바로 기회”라며 “갤럭시S20울트라는 성능 측면에서 다른 모든 스마트폰을 압도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