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우영 기자 kwyoung@businesspost.co.kr2020-03-05 1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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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 강남을에서 미래통합당 후보인 최홍 전 맥쿼리투자신탁운용 대표이사 사장과 맞대결한다.
통합당은 아이비리그 출신에 투자전문가로 '강남형' 후보를 내세워 강남을 탈환을 노리는 데 전 의원은 민주당 지지층이 강한 세곡동을 기반으로 수성전을 펼 것으로 보인다.
▲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과 최홍 미래통합당 강남을 후보(오른쪽).
5일 정치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전현희 의원과 최홍 후보가 펼치는 '강남을 대전'은 누가 승리할 지 가늠하기 어려운 싸움이다.
전 의원은 이번 선거에서도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세곡동을 중심으로 바람을 일으킨다는 전략을 펼 것으로 보인다.
세곡동은 전 의원이 2016년 20대 총선 때 보수텃밭인 강남을에서 김종훈 새누리당 후보를 꺾고 당선하는 이변을 낳은 진원지이기 때문이다.
전 의원은 20대 총선 때 개포1동과 수서동을 제외한 강남을 선거구에서 김종훈 새누리당 후보를 앞섰다. 특히 세곡동에서 1만1291표를 얻어 7100표에 그친 김종훈 후보를 4천표 이상 따돌렸다.
당시 민주당 계열 당적을 지닌 후보가 강남을 선거구에서 당선한 것은 24년 만의 일이었다.
세곡동은 서민 임대주택으로 구성된 보금자리 주택단지가 들어선 곳으로 2012년부터 입주를 시작했다. 이에 따라 세곡동의 선거인 수는 2012년 8733명에서 2016년 3만1158명으로 4배가량 늘었다. 2020년 1월 기준으로 이 지역 유권자는 3만3천여 명까지 는 것으로 추산된다.
전 의원은 여당 현역의원의 강점을 활용해 지하철 개통을 공약으로 내걸 계획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미래통합당에서는 최홍 전 맥쿼리투자신탁운용 대표이사 사장을 전략공천해 텃밭 탈환을 노린다. 강남주민의 눈높이에 맞는 투자 전문가를 후보로 세워 강남을을 되찾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최 후보는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컬럼비아대학교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은 투자전문가다.
미국 월가의 투자은행인 베어스텐스에서 파생상품을 다뤘고 대우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을 거쳐 맥쿼리투자신탁운용과 ING자산운용, 랜드마크투자신탁운용에서 각각 대표이사 사장을 지냈다.
통합당은 그가 부산 영도의 판자촌에서 태어나 외조모 밑에서 자란 자수성가 인물이라는 점도 득표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통합당이 변호사와 치과의사 등 화려한 경력을 지닌 전 의원의 맞수로 최 후보를 낙점한 데는 어려운 유년시절을 극복해 미국 아이비리그를 거쳐 투자전문가로 우뚝 선 탄탄한 성공스토리에 주목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남을 선거구는 개포1동, 개포2동, 개포4동, 일원본동, 일원1동, 일원2동, 수서동, 세곡동을 품고 있다.
이 선거구는 보수 지지성향이 짙은 강남에 속해 있지만 역대 선거에서 민주당 계열 후보들이 상대적으로 선전한 곳으로 꼽힌다.
전 의원에 앞서 정동영 민생당 의원이 2012년 19대 총선에서 강남을에 도전했지만 김종훈 새누리당 후보에 져 고배를 들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우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