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호 기자 sangho@businesspost.co.kr2020-03-01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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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현진 전 MBC 아나운서가 서울 송파을에서 미래통합당 공천을 받을 수 있을까?
1일 정치권에서는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송파을에서 후보자 추가 공모를 받은 것을 놓고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과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사이 공천갈등이 영향을 줬다는 말이 나온다.
▲ 배현진 전 MBC 아나운서.
미래한국당 내에는 배 전 아나운서와 김용태 전 새로운보수당 청년당대표가 예비후보로 나선 송파을이 경선도 아닌 추가 공모대상 지역구가 된 것은 다소 의외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송파을 외 다른 추가 공모대상 지역구 25곳 대부분이 미래통합당의 약세지역인 호남이거나 아직 공천 신청자 면접을 보지 않은 대구·경북지역 등이다.
애초 배 전 아나운서는 송파을에서 큰 어려움 없이 공천이 유력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상파방송에서 뉴스 진행자로 일한 경험을 갖고 있어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인물인 데다 2018년 재보궐선거에서 이미 송파을에 출마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배 전 아나운서는 재보궐선거에서 낙선한 뒤에도 미래통합당 출범 이전 자유한국당에서 송파을 당협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꾸준히 지역구에서 터를 닦아 왔다.
배 전 아나운서가 대표적 ‘홍준표 키즈’라는 점이 공천관리위 결정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김 위원장이 배 전 아나운서의 공천 관련 결정을 통해 간접적으로 홍 전 대표에게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홍 전 대표도 미래통합당 공관위의 추가 공모 결정이 발표되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송파을 지역을 추가 공모지역으로 공고한 것을 보면서 참 무서운 것이 정치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며 “공관위원장과 공관위원이 널리 혜량해 우리당의 대표적 젊은 인재 배현진 후보를 부디 잘 살펴봐 주길 바란다”고 글을 올렸다가 삭제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홍 전 대표와 출마 지역구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홍 전 대표는 고향인 창녕지역 출마를 원했으나 김 위원장은 수도권 험지 출마를 요구하자 더불어민주당에서 김두관 전 경남지사가 나오는 경남 양산을로 출마지역을 바꾸겠다며 고향 출마의 뜻을 접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여전히 홍 전 대표의 수도권 험지 출마를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홍 전 대표는 2월20일 공천 면접을 마친 뒤 “또 다시 옮기면 두 번 컷오프 되는 것이니 정계은퇴나 무소속 출마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송파을에서 배 전 아나운서의 득표 경쟁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
배 전 아나운서는 2018년 재보궐 선거에서 최재성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2만6832표(24.77%) 넘게 뒤지며 낙선했다.
김 위원장은 2월28일 추가 공모대상 지역구를 발표한 뒤 기자들과 만나 송파을 공천과 관련해 “추가 공모결과를 보고 결정할 것”이라며 “본인은 서운하겠으나 이 자리가 욕 먹는 자리인데 그런 각오와 결심 없이 어떻게 자리를 맡겠느냐”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