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내수에서 ‘형님’인 현대자동차를 앞지를 수 있을까?
3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기아차가 8월 판매량에서 현대차를 이겼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기아차의 8월 판매량은 지난주 초까지 현대차의 판매량을 소폭 앞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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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형근 기아자동차 부회장. |
기아차가 8월 판매량에서 현대차를 앞설 경우 현대차에 인수된 뒤 최초의 기록이 된다. 기아차는 1998년 10월 현대차에 인수된 뒤부터 줄곧 현대차에 뒤쳐졌다.
두 회사의 판매량 격차는 최근 들어 매달 조금씩 좁혀지고 있다.
지난 6월 내수에서 현대차는 6만2800여 대, 기아차는 4만5천여 대를 판매해 두 회사의 판매량 격차는 1만7800여 대였다.
이 격차는 지난 7월 현대차 6만여 대, 기아차 4만8200여 대로 1만1800여 대까지 좁혀졌다.
기아차는 8월 신형 K5 출시의 덕을 톡톡히 봤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아차는 지난 7월 중순 신형 K5를 출시해 7월 말부터 판매하기 시작했다.
K5의 인기에 힘입어 7월 신형과 구형을 합친 K5의 전체 판매량은 6월보다 70% 가까이 증가했다. 8월부터 본격적으로 판매에 들어간 만큼 K5의 판매량이 급증했을 것으로 점쳐진다.
카니발과 쏘렌토 등 기아차가 강점을 보이는 RV(레저용 차량)도 꾸준한 판매량을 유지하고 있다.
일각에서 기아차의 내수역전이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기아차의 판매량 증가를 이끈 RV의 인기가 식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차의 RV 라인업이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맥스크루즈와 싼타페, 투싼에 그치는 등 기아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기아차는 9월 신형 스포티지도 출시한다. 신형 스포티지는 2010년 이후 5년 만에 선보이는 스포티지의 완전변경 모델이다.
하지만 현대차가 하반기 신형 아반떼를 내놓기 때문에 판매 1위를 곧바로 되찾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현대차는 9월 신형 아반떼를 출시한다. 현대차는 아반떼가 현대차의 주력모델로 가장 많이 팔리는 차종 가운데 하나인 만큼 현대차의 판매량을 크게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한 식구지만 미묘한 경쟁관계에 놓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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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터 슈라이어 현대기아차 디자인총괄 사장(왼쪽)과 이형근 기아차 부회장이 지난 4월 열린 서울모터쇼에서 신형 K5를 선보이고 있다. <뉴시스> |
현대차 울산공장은 지난 4월 현대차의 내수부진이 심각하다는 안팎의 위기감이 커지자 주차장에 다른 자동차회사의 차량을 주차하지 못하게 했다. 당시 기아차 차량도 주차하지 못하게 해 현대차 안팎에서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기아차는 몇 년 전부터 화성공장, 소하리공장, 광주공장 등에 현대차 차량을 주차할 수 없게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기아차는 2010년 5~7월 3달 동안 상용차를 제외한 승용차시장에서 이미 현대차를 제친 적이 있다.
당시 현대차는 그랜드스타렉스, 포터 등 상용차를 포함한 전체 판매량에서 기아차를 앞서며 간신히 자존심을 지켰다.
당시에도 K5가 기아차의 내수 판매량을 이끌었다. 2010년 4월 말 출시된 K5는 6월과 7월 두 달 연속 1만 대 넘게 판매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