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금호산업 매각과정에서 중심을 잡지 못하면서 곤혹스런 처지에 몰리고 있다.
산업은행이 매각과정을 주도하지 못하고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채권단 양쪽 모두에게 끌려다니고 있다는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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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기택 KDB산업은행 회장. |
금호산업 채권단은 금호산업 매각가격을 조정하기 위해 27일 채권단 전체회의를 열었지만 매각가격을 정하지 못했다.
산업은행은 채권단 내부에서 의견이 갈려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산업은행은 몇 차례 진행된 채권단 회의에서도 결론을 내리지 못하자 채권금융기관 22곳의 의견을 모았다.
산업은행이 금호산업 매각가격을 섣불리 결정하지 못하는 이유로 채권금융기관 간 의견차이가 꼽힌다.
금호산업 지분 0.5% 이상을 들고 있는 채권금융기관만 해도 22개에 이른다. 지분율도 최대 8% 이상에서 1% 이하로 천차만별이다.
각자가 처한 상황과 내세우고 있는 명분도 다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사모펀드 투자자금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이익을 보장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자칫 투자자 배임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은행권들은 손실이 나더라도 대출채권을 정상화해 충당금을 회수하는 게 낫다고 맞서고 있다.
이해관계가 서로 다를 수밖에 없다 보니 산업은행이 매각가격 조율에 애를 먹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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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
산업은행이 헐값매각과 매각실기 논란 사이에서 우왕좌왕하면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산업은행이 지금과 같은 모습을 보일 경우 두 가지 논란을 모두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지나치게 절차를 따지면서 책임을 피해가려 한다”며 “의견만 모으다 한 해가 다 가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