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미국계 세계 최대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 그룹의 전직 상무를 주가조직 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은 다른 대형 기관투자자의 임직원들도 주가조작에 가담한 혐의를 포착하고 업계 전반으로 수사를 확대하기로 했다.
|
|
|
▲ 검찰은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골드만삭스 본사와 중구 ING생명보험, 영등포구 여의도 맥쿼리투신운용 본사 등 외국계 금융사 3곳을 압수수색했다. |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단장 김형준 부장검사)은 옛 골드만삭스자산운용(현 골드만삭스투자자문) 상무 출신인 김모(49)씨를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했다고 26일 밝혔다.
김씨는 2011년 시세 조종 세력이 코스닥 상장사인 동양피엔에프 주가를 조작해 끌어올린 뒤 맥쿼리투신운용(옛 ING자산운용)과 ING생명보험 등 외국계 금융사에 팔아넘길 수 있도록 알선하고 억대의 뒷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20일 서울 종로구 골드만삭스 본사와 중구 ING생명보험, 영등포구 여의도 맥쿼리투신운용 본사 등 외국계 금융사 3곳을 압수수색하고 김씨를 체포했다.
ING생명보험 관계자는 “ING생명은 직접 주식을 거래하지 않았다”며 “맥쿼리에 주식거래를 포함한 모든 투자 행위를 일임했으며 검찰도 이런 사실을 파악하고 ING생명과 맥쿼리 간 맺은 투자일임계약서를 참고자료로 가져갔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이에 앞서 동양피엔에프 주가조작과 관련해 시세 조종 전문가 최모씨 등 3명을 구속했다.
이들은 동양피엔에프 주식 63만 주를 높은 가격에 처분하기 위해 2011년 3월부터 한달 동안 2800여회의 시세조종 주문을 내 1만 원 수준이던 주가를 1만 4800원까지 끌어올렸다.
이들은 주가를 올린 뒤 알선 브로커를 통해 김씨를 소개받고 억대의 현금을 전달했다.
김씨는 그 뒤 외국계 자산운용사와 펀드매니저들에게 동양피엔에프 주식 63만주 가운데 일부를 장내에서 매수하도록 지시했고 시세 조종세력은 차익을 챙겼다.
검찰은 김씨와 짜고 동양피엔에프 주식을 장내에서 매수하고 뒷돈을 받은 혐의로 맥쿼리투신운용(당시 ING자산운용)과 ING생명보험 전·현직 임직원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
이 외국계 금융사 외에도 동양피엔에프 주가조작 사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SK증권과 자산운용사 2곳도 20일 압수수색이 이뤄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SK증권 관계자는 “당시 대주주가 요청을 해와 주식 중개만 해준 것”이라며 “위법사항은 없었으며 수사과정에서 생긴 오해”라고 해명했다.
검찰은 이들로부터 압수한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내부 문서, 회의 자료 등을 분석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여의도 증권가에 만연한 시세조종 세력과 기관투자자 사이의 검은 유착 고리를 끊어내기 위해 업계 전반으로 수사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