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치료제 ‘큐시미아’의 판매를 시작한 종근당이 일동제약 비만 치료제 ‘벨빅’의 판매중단으로 점유율을 높일 기회를 얻었다.
종근당은 기존 치료제보다 월등한 체중 감량효과로 벨빅의 점유율을 흡수해 국내 비만 치료제시장 1위 제품인 노보노디스크의 ‘삭센다’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1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암 발생 가능성이 제기돼 일동제약의 비만 치료제 ‘벨빅’의 판매가 중단되면서 종근당의 큐시미아가 그 빈자리를 차지하며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큐시미아는 미국 제약사 비버스가 개발한 비만 치료제다. 종근당은 국내 판권을 보유한 알보젠코리아와 손잡고 1월부터 공동판매에 들어갔다.
알보젠코리아가 종근당을 공동판매 상대로 고른 이유는 종근당의 도입신약 판매 성공사례가 많아서다.
종근당이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1조 원대 제약사로 도약하는 데 도입신약의 판매 호조가 큰 역할을 했다.
다국적 제약사 MSD에서 도입한 당뇨 치료제 ‘자누비아’가 매출 1476억 원, 암젠코리아에서 도입한 ‘프롤리아’는 매출 296억 원, CJ헬스케어에서 도입한 케이캡은 매출 328억 원 등을 냈다.
업계에서는 종근당이 탄탄한 영업력과 유통망에 기반해 도입신약으로 외형 성장을 하고 있다고 평가하며 새로운 도입신약인 큐시미아도 매출 중가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홍가혜 대신증권 연구원은 “종근당은 기존 치료제의 안정적 성장과 케이캡, 큐시미아의 매출효과로 외형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큐시미아는 기존 치료제보다 뛰어난 체중 감량효과를 경쟁력으로 삼아 점유율을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2016년 미국 의사협회 학술지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이 승인한 비만 치료제 가운데 큐시미아가 체중 감량효과가 가장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제품 삭센다가 5.3㎏, 벨빅이 3.2㎏의 감량 효과를 보였지만 큐시미아는 8.8㎏을 줄여 다른 치료제보다 우월한 효과를 입증했다.
게다가 최근 국내시장 2위 제품인 벨빅은 발암 가능성 때문에 판매가 중단되면서 비만 치료제시장에 새롭게 등장한 큐시미아가 높은 감량효과를 바탕으로 벨빅의 점유율을 뺏아올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이 벨빅의 개발사 에자이에 제품 철수를 요청하면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일동제약에서 판매하고 있는 벨빅도 국내 판매가 중단됐다.
업계에서는 큐시미아가 투약 편의성이 좋기 때문에 벨빅의 점유율을 쉽게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1위 제품인 삭센다는 주사제인데 반해 큐시미아는 벨빅과 동일한 경구제이기 때문이다.
다만 큐시미아가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돼 종근당이 프로모션을 공격적으로 펼치지 못하는 점은 점유율을 올리는 데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향정신성의약품관리법에 따라 마약류로 분류되는 의약품은 규제가 강해 전문지를 제외하고는 대중광고가 금지돼 있어 대대적으로 홍보를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종근당과 알보젠코리아는 책자나 광고를 통한 홍보를 대신해 영업사원이 의료진의 문의에 대응하는 구두홍보로 점유율을 높여 나갈 계획을 세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큐시미아가 적극적으로 홍보를 하지 못하더라도 검증된 체중 감량효과로 기대를 모았던 제품이기 때문에 점유율을 높이는 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