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테오젠이 2019년 실적과 주가 양쪽에서 급성장을 보여준 바이오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박순재 알테오젠 대표이사는 ‘피하주사형 변환 기술’을 활용한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로 올해도 이런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31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가가 꾸준히, 가장 많이 오른 바이오기업 가운데 하나로 알테오젠이 꼽히고 있다.
알테오젠 주가는 지난해 8월6일 2만1700원에서 14일 9만8500원까지 오르며 약 6개월 만에 353.91%의 상승률을 보였다.
알테오젠의 기업가치가 크게 상승한 것은 피하주사용 히알루로니데이즈(ALT-B4) 덕분이다.
알테오젠은 2019년 11월29일 10대 글로벌 제약회사에 ALT-B4를 1조6천억 원에 기술수출했다.
ALT-B4는 피하의 히알루론산을 가수분해하여 정맥주사에서 피하주사 방식으로 약물 전달방식을 변경할 수 있는 기술로 환자가 직접 주사할 수 있도록 편의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게다가 알테오젠은 기술수출 성과를 바탕으로 2019년 영업손실 규모를 2018년보다 59억 원가량 줄이는 등 실적도 개선되고 있다.
알테오젠은 황반변성 바이오시밀러 ‘ALT-L9’ 개발에 따라 올해 기업가치가 더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황반변성이란 노화, 유전적 요인, 독성, 염증 등으로 눈의 기능이 떨어지면서 시력이 감소되고 심하면 시력을 완전히 잃기도 하는 질환이다. 건성과 습성으로 나뉘며 건성이 전체의 9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알테오젠은 최근 ALT-L9의 국내 임상1상에 착수했다.
ALT-L9의 오리지널인 황반변성 치료제 아일리아는 연간 매출이 8조 원에 이르는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아일리아의 물질특허가 2024년 만료되면 ALT-L9를 출시할 수 있을것으로 보인다.
알테오젠은 ALT-L9를 오리지널과 효과는 같지만 제형은 다른 바이오시밀러로 만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오리지널 아일리아의 제형특허를 회피해 아일리아의 물질특허가 끝나는 대로 제품을 출시하겠다는 것이다.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는 현재 미국의 제약사 ‘밀란’ 등도 개발하고 있지만 제형 특허 등의 문제가 있어 알테오젠의 임상 속도가 더 빠를 것으로 전망된다.
아일리아의 다른 특허인 '제형특허'는 각국에 따라 2028~2030년경에 만료된다. 따라서 알테오젠이 2024년 ALT-L9를 출시하면 최소 4년 동안은 경쟁제품 없이 독점판매 지위를 확보할 수 있다.
박 대표는 “글로벌 제약회사들이 새로운 황반변성치료제 개발에 실패하면서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에 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특허로 조기 출시가 가능해진 ALT-L9가 향후 주력 아이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알테오젠은 ALT-L9의 국내 임상과 별도로 글로벌 임상3상도 준비하고 있다.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과 성분이 같기 때문에 보통 임상2상은 면제된다.
알테오젠 관계자는 “국내 임상1상은 알테오젠이 개발한 고유의 제형을 사용하기 때문에 안정성과 효과를 미리 보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며 “임상1상 결과를 바탕으로 임상3상 기간도 단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