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이 한국경제를 놓고 부진이 완화됐다고 판단했다.
다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경기 회복을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 6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움직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KDI는 9일 내놓은 ‘KDI 경제동향’(2월호)에서 “신종코로나 바이러스의 전개 방향이 불확실해 거시경제적 영향을 현시점에서 정량적으로 추정하긴 어렵다”면서도 “향후 경기에 어느 정도의 부정적 영향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밝혔다.
KDI는 최근 한국경제의 부진은 완화됐다고 판단했다.
KDI는 2018년 11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는 한국 경제를 놓고 ‘경기 둔화’로 평가했고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는 ‘부진’으로 평가했다. 1월 처음으로 ‘부진 완화 가능성’을 언급한 데 이어 2월에는 ‘완화됐다’고 표현했다.
서비스업 생산이 비교적 높은 증가세를 유지했고 광공업 생산도 증가세로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와 기계장비 등 제조업 출하도 증가해 재고율은 하락하고 평균가동률은 상승했다. 이 밖에 소매판매 증가세가 확대됐고 설비투자도 증가세로 전환했다.
다만 KDI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앞으로 경기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됐다”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를 향한 우려가 주로 금융지표에 반영됐고 관광과 관련된 일부 업종에서 부정적 영향이 우선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서비스업 생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KDI는 봤다. 2월 이후 외국인 관광객 감소와 내국인의 외부활동 위축이 숙박·음식점업 등을 중심으로 한 서비스업 생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절정에 이르렀던 2015년 6월부터 8월까지 외국인 관광객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45.5%(월평균 46만4천 명) 감소했다. 당시 서비스업 생산도 연평균 대비 0.8%포인트 낮아졌다.
KDI는 중국산 부품 수급에 차질이 발생하면 국내 광공업 생산도 일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소비 개선도 제약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됐다.
KDI는 “1월 소비자심리지수가 100.5에서 104.2로 큰 폭으로 상승했으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소비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다”며 “관광 관련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국내 소비활동 위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따른 수요 위축이 수출 회복을 제약할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