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추혜선 정의당 의원, 임재훈 바른미래당 의원. <연합뉴스> |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6선 고지에 오르는 길이 험난해 보인다.
5일 정치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심 원내대표가 경기도 안양시 동안을 지역구를 20년 동안 지켜왔지만 21대 총선에서 막강한 경쟁자들을 맞닥뜨려 어느때보다 힘든 선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안양시 동안을에는 이재정 민주당 의원, 임재훈 바른미래당 의원, 추혜선 정의당 의원 등 현역의원이 3명이나 도전장을 냈다. 심 의원까지 포함하면 현역의원 4명이 하나의 지역구에서 맞붙는 것으로 총선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특히 이재정 민주당 의원이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꼽힌다. 민주당 대변인 등으로 활동하면서 전국적으로 인지도를 쌓아온 데다 2019년 11월 통과한 소방관 국가직 전환 법안을 대표발의해 주목을 받았다.
이 의원은 최순실 게이트 관련 청와대 문건을 확보하고 이를 공개하면서 국정농단 조사의 동력을 이어가는데 기여하기도 했다.
그는 출마 기자회견에서 "모두가 어렵다고 말한 소방관 국가직 전환을 이뤄낸 경험과 추진력으로 더 좋은 안양을 만들어 가겠다"며 "동안을의 가능성을 막고 있는 안양교도소 이전과 30년에 접어드는 제1기 신도시 문제 해결 등을 위해 제대로 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구 관리도 일찌감치 시작했다. 이 의원은 2018년 하반기부터 민주당 동안을 지역위원장을 맡아 현역의원의 장점을 활용해 지역 내 예산을 확보하는 데 힘쓰며 지역구를 챙겨왔다.
심 의원으로서는 어려운 경쟁상대를 만난 셈이다.
경력만을 놓고 보면 심 의원의 정치인생은 화려하다. 5선 국회의원으로 한국당 내 대표적 중진 정치인으로 꼽히는 심 의원은 국회부의장을 역임했고 한국당 원내대표에 선출될 정도로 당내 기반도 탄탄하다.
하지만 심 의원은 지역구에서 18대 총선 뒤로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다.
민주당에서 같은 지역구를 지켜왔던 이정국 후보와 격차도 계속 줄어 20대 총선에서 2%포인트, 1700표 가량의 차이로 당선됐다. 당시 정의당 정진후 후보가 19.01%를 득표했다는 점에서 표가 분산되지 않았으면 당선이 불가능했다.
이번에 동안을에서 예비후보로 등록한 이재정 의원이 현역의원인 데다 정의당 추혜선 후보보다 인지도가 높다는 점에서 심 의원이 지역구를 지키는 일이 쉽지 않아 보인다. 진보쪽 표가 이재정 의원으로 쏠릴 수 있기 때문이다.
여론 조사기관 입소스가 SBS의뢰로 내놓은 경기 안양 동안구 을 설특집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얀양시 동안을 지역구에서 이재정 의원이 41.3%의 지지율을 얻어 30.9%의 심재철 의원을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며 1위를 차지했다. 뒤이어 추혜선 정의당 의원 8.7%, 임재훈 바른미래당 의원 3.9% 등으로 집계됐다.
이 지역 정당 지지율에서 민주당이 한국당을 크게 앞서는 것도 심 의원에게는 부담스럽다.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이 43.5%, 한국당이21.4%를 보여 2배 가량 차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 의원은 지역구의 이런 정치적 지형을 고려해 보수통합 논의를 봐가며 보수후보를 단일화하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입소스의 국회의원 후보 여론조사는 1월28~30일 3일간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을 거주 유권자 가운데 18세 이상 50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16.4%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4.4%포인트다.
정당 지지도 여론조사는 경기일보 의뢰로 조원씨앤아이가 2020년 1월19일부터 20일까지 이틀간 경기도 안양시 동안을 거주 유권자 가운데 19세 이상 501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5.0%고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4.4%포인트다.
여론조사와 관련한 상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s://www.nesdc.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