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모바일 결제서비스 ‘삼성페이’를 국내에 처음으로 출시했다.
국내 카드사들은 삼성페이를 통한 모바일카드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페이가 활성화하면 카드사들이 삼성전자 등 플랫폼사업자에게 모바일 결제시장의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
|
|
▲ 삼성전자의 모바일 결제서비스 '삼성페이'. |
삼성전자는 20일부터 삼성페이의 국내 서비스를 공식적으로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국내에 출시한 ‘갤럭시S6엣지플러스’와 ‘갤럭시노트5’에 삼성페이를 기본으로 탑재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6’과 ‘갤럭시S6엣지’에도 삼성페이를 다운로드해 쓸 수 있도록 했다.
삼성카드를 비롯한 국내 카드사들도 20일 일제히 삼성페이 마케팅을 시작했다. 국내 카드사 10곳은 모두 삼성페이와 제휴협약을 맺고 있다.
국내 카드사들은 삼성페이의 범용성과 편리성을 통해 모바일카드의 오프라인 사용이 보편화할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국내 카드사들은 그동안 신용카드 앱을 통해 결제하는 앱카드와 근거리무선통신(NFC) 방식을 이용하는 유심형 모바일카드를 내놓았다.
그러나 앱카드는 앱을 실행해 로그인해야 하는 등 오프라인 사용법이 불편하다. 유심형 모바일카드는 근거리무선통신 방식의 카드결제기를 설치한 가맹점에서만 이용할 수 있어 결제인프라가 부족하다.
이 때문에 국내 모바일카드 결제시장은 규모가 아직 작다. 모바일카드 결제금액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272억 원이다. 모바일 결제시장의 전체 결제금액이 같은 기간 3조 원을 넘긴 것과 비교하면 초라하다.
카드사들은 지난 5월부터 모바일 전용카드를 잇따라 출시했지만 이용률이 높지 않다. 하나카드는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7천장의 모바일 전용카드를 발급했다. 다른 회사들은 저조한 발급실적 등을 이유로 모바일 전용카드의 발급건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삼성페이는 기존 모바일카드와 달리 근거리무선통신 방식과 기존 카드결제기에 쓰이던 마그네틱보안전송(MST) 방식을 함께 지원한다. 신용카드 가맹점들은 카드결제기를 교체하지 않아도 모바일 결제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소비자는 삼성페이에 신용카드를 등록해 모바일 결제서비스를 곧바로 이용할 수 있다. 소비자가 스마트폰 화면을 손가락으로 밀어 올리면 삼성페이가 실행된다. 소비자는 지문인증을 거쳐 스마트폰 뒷면을 카드결제기에 가까이 대는 것으로 결제를 끝낼 수 있다.
그러나 카드사들이 삼성페이의 플랫폼사업자인 삼성전자에게 모바일 결제시장의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카드사들은 앱카드 진영과 유심 모바일카드 진영으로 갈려 자체 모바일 결제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페이가 보편적으로 쓰일 경우 카드사들이 사실상 삼성페이에 신용카드 콘텐츠를 제공하는 역할만 맡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드사들은 앱카드 개발과 근거리무선통신 방식의 카드결제기 보급 등 자체 모바일 결제서비스에 상당한 비용을 투자해 왔다”며 “삼성페이가 활성화하면 자체 서비스가 사장되면서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가 깊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