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이사가 구속되면서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의 미국 임상 재개에도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하지만 코오롱생명과학은 미국 자회사 코오롱티슈진을 중심으로 인보사의 미국 임상3상을 흔들림없이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3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이사가 ‘인보사 사태’와 관련해 구속되면서 인보사의 미국 임상 재개도 불투명해진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해 성분문제로 국내에서 품목허가가 취소된 인보사의 미국 임상 재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인보사의 임상 재개를 허가한다면 성분논란으로 촉발된 안정성 등 각종 문제들이 수그러들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대표가 구속되면서 인보사의 미국 임상 재개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대표는 인보사의 임상은 물론 인보사 사태를 해결하는 데 최종 책임을 지고 있었던 인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오롱생명과학은 인보사의 미국 임상은 그대로 추진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는 “2월 안에 미국 식품의약국이 요청한 인보사 관련 자료를 제출할 것”이라며 “이 대표의 구속과는 무관하게 코오롱티슈진에서 인보사의 미국 임상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보사의 미국 임상 재개는 노문종 코오롱티슈진 대표가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우석 대표가 지난해 코오롱티슈진 대표자리를 내려놓으면서 노 대표가 단독대표를 맡고 있다.
인보사의 미국 임상은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코오롱티슈진을 되살릴 유일한 기회로 여겨진다. 코스닥시장본부가 지난해 코오롱티슈진에 개선기간 1년을 부여한 것도 미국에서 인보사의 임상이 재개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결정으로 알려졌다.
노 대표는 개선기간 안에 인보사의 임상을 재개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은 2019년 5월 성분 변경 논란이 있는 인보사의 미국 임상3상 중지명령을 내린 뒤 보완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이에 코오롱티슈진은 2019년 8월 인보사의 세포 특성에 관한 확인시험 결과와 제품의 안전성을 평가한 자료 등을 제출했다.
미국 식품의약국은 이 자료를 검토한 뒤 지난해 9월 인보사의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 방사선 조사 전후 변화 등 추가 자료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코오롱티슈진은 새로운 실험을 통해 4개월여 동안 자료를 준비했고 2월 안에 회신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코오롱티슈진이 인보사 임상 재개에 성공한다면 한국거래소로부터 코스닥 상장유지 결정을 얻어내는 것은 물론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벌이고 있는 행정소송과 임직원들의 형사소송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식품의약국의 임상 재개 허가는 인보사가 신약으로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확인해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성분 변경에 따른 안전성을 문제 삼고 있는 식약처의 처분 근거는 약해지고 성분조작 혐의를 받는 이우석 대표도 혐의를 벗을 가능성이 커진다.
다만 국내 사정이 미국 식품의약국의 인보사 임상3상 재개 결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식품의약국이 한국에서 성분변경 논란이 있는 의약품을 위험을 무릅쓰면서까지 임상허가를 내주지는 않을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바이오업계의 한 관계자는 “성분문제로 미국에서 임상이 중단됐다가 다시 시작된 의약품의 사례가 없지는 않다”며 “인보사의 임상재개 여부는 코오롱티슈진이 얼마나 자료를 완벽하게 준비했느냐에 따라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