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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파운드리 SMIC, 차세대 공정 도입해 삼성전자 경쟁자 되나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20-02-02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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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파운드리 SMIC, 차세대 공정 도입해 삼성전자 경쟁자 되나
▲ 중신궈지(SMIC) 본사 전경. < SMIC >
중국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기업 중신궈지(SMIC)가 중국 기업들의 물량을 바탕으로 몸집을 불리고 있다.

SMIC는 TSMC와 삼성전자 양강체제인 초미세공정 분야에도 도전하고 있어 파운드리사업 확대를 노리는 삼성전자의 경쟁자로 부상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SMIC는 화웨이의 팹리스(반도체설계) 자회사 하이실리콘으로부터 14나노 반도체 제품을 수주해 곧 대량양산에 들어간다.

화웨이는 대만 TSMC에 주로 반도체 위탁생산을 맡긴다. 그런데 이번에 하이실리콘이 SMIC에 주문한 제품은 기존에 TSMC 난징 공장에서 주로 생산하던 물량으로 알려졌다.

화웨이가 글로벌 파운드리 1위인 TSMC 대신 중국 기업에 반도체 생산을 맡긴 의미는 작지 않다. 화웨이는 애플에 이어 TSMC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두 번째로 큰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반도체산업 육성전략, 이른바 ‘반도체 굴기’를 추진하면서 SMIC에 세제혜택, 이자감면, 연구개발 및 시설확충비 지원 등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글로벌 IT공룡인 화웨이로부터 꾸준히 일감을 받을 수 있다면 빠른 성장이 가능할 수 있다. 현재 SMIC는 글로벌 파운드리 점유율 4.3%로 5위에 올라있다. 중국 기업 가운데 가장 높다. 

특히 SMIC는 TSMC와 삼성전자가 양분하고 있는 7나노 이하 초미세공정에도 도전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TSMC와 미래 파운드리 패권 경쟁을 하는데 잠재적 경쟁자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SMIC는 2018년 초미세공정에 필수장비인 극자외선(EUV)장비를 발주하며 초미세공정시장을 향한 의지를 나타냈다. 파운드리 3위인 글로벌파운드리가 7나노 공정을 포기했고 4위 UMC가 7나노 공정 로드맵을 밝히지 않는 것과 차별화된 행보다. 

그동안 SMIC의 EUV장비 도입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의 영향으로 지연돼 왔다. EUV장비는 네덜란드 ASML이 독점생산하고 있는데 미국이 네덜란드를 향해 중국에 반도체 장비를 공급하지 말라는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1월15일 미국과 중국이 1단계 무역합의안에 서명하면서 SMIC가 EUV장비를 확보할 가능성이 커졌다. SMIC가 현재는 14나노 제품을 양산하고 있어 7나노 양산 기술을 갖추려면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일단 초미세공정을 향한 출발선에는 서게 되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저우쯔쉐 SMIC 회장은 2019년 12월 한국과 중국 기업 교류행사를 위해 한국을 방문했을 때 “EUV 공정 개발이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장비 공급도 원활히 진행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SMIC는 대만 출신의 장루징 전 회장이 세운 회사다. 장루징 전 회장은 대만대 기계공학과를 나와 미국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반도체기업 텍사스인스트루먼트에서 20년간 근무하며 반도체 전문가가 됐다.

장 전 회장은 텍사스인스트루먼트에서 퇴직한 뒤 대만에서 스다반도체를 설립했다. 스다반도체는 TSMC, UMC에 이어 대만에서 세 번째로 IC웨이퍼 사업에 진출했고 설립 3년 만에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회사의 대주주가 스다반도체를 50억 달러에 TSMC에 매각하자 장 전 회장은 보유지분을 팔고 2000년 상하이에서 SMIC를 창업했다. SMIC는 반도체업계 구조조정 속에서 대규모 생산라인을 구축하면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나갔다.

이에 힘입어 2004년 TSMC와 UMC에 이어 파운드리업계 3위에 올랐으며 홍콩과 뉴욕거래소상장도 성공했다.

SMIC는 40나노와 28나노 제품을 주력으로 하고 있지만 14나노 양산을 시작하는 등 미세공정을 향해 빠르게 진격하고 있다. 

이런 SMIC의 움직임 뒤에는 량멍쑹 공동 최고경영자(CEO)와 치앙샹이 독립이사 등 삼성전자와 TSMC 출신의 기술전문가들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량 CEO는 TSMC를 거쳐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부사장으로 일했다. 삼성전자가 TSMC와 소송전까지 불사하며 영입했던 인재인데 2017년 10월 SMIC로 옮겨갔다.

치앙샹이 이사는 TSMC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역임하며 모리스 창 TSMC 창업자의 신뢰를 받았던 인물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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