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임 전 실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30일 오전에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한다”며 “비공개로 다녀오라는 만류도 있었지만 저는 이번 사건의 모든 과정을 공개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임 전 실장이 '김기현 전 울산시장을 향한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과 관련해 검찰 출석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것을 놓고 본격적으로 정치행보를 다시 시작해 총선에 출마하려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 나온다.
임 전 실장은 지난해 11월 “제도권 정치를 떠나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려 한다”며 총선 불출마를 시사했다.
당시 임 전 실장이 총선 불출마 뜻을 내비친 것을 놓고 크게 두 가지 이유가 꼽혔다.
임 전 실장은 이번 총선에서 서울 종로 지역구에 출마하려 했으나 당시 정세균 국무총리가 종로에 출마하려는 태세를 보였다는 점과 임 전 실장이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과 관련해 수사대상이 되면서 정치적 부담이 있었다는 점 등이다.
종로 지역구 출마 문제는 정 총리가 총리직을 수락하고 이낙연 전 총리가 종로 지역구에 출마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검찰수사 문제도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최근 검찰인사를 실시하면서 임 전 실장의 부담이 줄었다는 것이 정치권의 대체적 시선이다.
임 전 실장은 검찰 출석 의사를 밝히며 “윤석열 검찰총장과 일부 검사들이 무리하게 밀어붙인 이번 사건은 수사가 아니라 정치에 가깝다, 과연 무엇이 나오는지 국민과 함께 지켜볼 것”이라고 윤 총장을 향해 날을 세우기도 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낙연 전 총리 등 당내 주요 인사들도 1월 들어 임 전 수석의 총선 출마를 요구하고 있다.
이 대표는 16일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임 전 실장을 만나 총선 출마를 권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총리는 24일 종로구 창신 골목시장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임 전 실장을 놓고 “대단히 잘 훈련되고 매력있는 분이어서 도움을 줬으면 하는 것이 있다”며 “(불출마 시사 발언을 놓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왜 그렇게 했어’라고 투정을 부린 적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민주당에서 꾸준히 임 전 실장의 출마를 요구하면 결국 임 전 실장은 출마를 결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은 임 전 실장이 불출마 선언을 한 다음날인 지난해 11월18일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정치권에서 삼고초려하면 임 전 실장이 돌아올 수 있다“며 ”돌아오면 큰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임 전 실장이 총선에 출마한다면 수도권 격전지 출마나 호남지역 지역구 출마 및 지역 선거운동 지휘를 맡을 것으로 바라본다.
임 전 실장이 출마할 가능성이 큰 수도권 격전지로는 광진을이 꼽힌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8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광진을에서 예상대로 좀 강세를 보이고 있어서 여러 사람을 넣어 봤는데 굉장히 초경합이 나오는 모양”이라며 “임 전 실장을 광진을에 넣어서 여론조사를 해 봤더니 여유있게 이기는 것으로 나온다”고 말했다.
임 전 실장이 고향인 전남 장흥에 출마해 호남지역의 선거운동을 지휘할 가능성도 큰 것으로 분석된다.
더불어민주당은 권역별로 유력 인사에 선거운동 지휘를 맡긴다는 전략을 세웠다. 부산·울산·경남은 김두관 전 경남지사, 대구·경북은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 강원은 이광재 전 강원지사, 충청은 이해찬 대표 등이 지역별로 선거지휘를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전 총리는 호남 출신이기는 하지만 종로 지역구에 출마하는 동시에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고 있어 수도권지역 선거운동의 지휘에 더해 호남지역 선거운동까지 맡기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돼 호남지역 선거운동을 임 전 실장이 지휘해야 할 것이라는 예상이 민주당 안팎에서 나온다.
민주당은 21~22일 정강정책 방송연설에 임 전 실장과 김부겸 전 장관이 나선 것과 관련해 보도자료를 통해 두 사람을 “영호남을 대표하는 인사”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